'삐약이' 신유빈 홀릭, 열도까지 퍼졌다...日 탁구 전설도 "라이벌이지만 응원하고 싶어"[파리올림픽]
[OSEN=고성환 기자] '삐약이' 신유빈(20, 대한항공)과 '일본 탁구의 전설' 히라노 사야카(39)가 국경과 나이를 뛰어넘은 우정을 자랑했다.
일본 '스포츠 호치'는 15일(한국시간) "하야타 히나를 안아준 한국 여자 선수 신유빈이 너무 귀엽다! 그는 히라노와도 친분을 나눴다"라고 보도했다.
히라노는 일본 탁구 역사에 남는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는 2008 베이징 올림픽 여자 단체전에선 한국에 패하며 동메달을 놓쳤지만, 2012 런던 올림픽에선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일본 탁구 역사상 최초의 올림픽 은메달이었다.
지난 2016년 은퇴한 히라노. 그는 14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신유빈과 찍은 투샷을 공개했다. 2024 파리 올림픽 현장을 찾아 신유빈과 기념사진을 남긴 것. 히라노는 "무사히 귀국했다. 딸과 다시 만나니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라며 "시간이 생긴 만큼 조금씩 올리고 싶은 사진을 올려보려고 한다. 우선 한국 신유빈 선수와 사진"이라고 적었다.
히라노는 신유빈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번 대회를 여러 번 봤다. 올림픽을 목표로 확실히 강해진 모습이었다. 특히 포핸드 공격은 지금까지 봤던 공격 그 이상으로 느껴졌다"라고 말했다.
둘은 생각보다 오래된 인연이었다. 히라노는 "신유빈이 아직 어렸을 때 내가 출전했던 한국 대회에서 사진을 찍었던 걸 아직 기억하고 있었다. 이번에도 만나서 이야기했다. 그때 이야기로 분위기가 뜨거워졌다"라고 전했다.
신유빈은 이번 대회를 통해 일본 내에서도 인기를 얻었다. 그는 단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 하야타 히나에게 아쉽게 패하며 눈앞에서 메달을 놓쳤다. 하지만 신유빈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하야타에게 먼저 다가가 안아주며 축하와 위로를 건넸다. 아쉬움을 털어내고 환한 얼굴로 포옹하는 신유빈의 품격은 일본에서도 화제가 됐다.
히라노는 신유빈의 매너에 박수를 보냈다. 그는 "신유빈은 하야타와 3, 4위전에서 패한 뒤 하야타를 껴안았다. 그 장면이 내게는 매우 인상 깊게 남아있다. 아직 20살임에도 불구하고 정신적으로 매우 성숙한 선수 같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끝으로 히라노는 신유빈의 앞날을 응원했다. 그는 "(신유빈은) 앞으로도 일본 선수들의 라이벌이 될 선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응원하고 싶어지는 선수"라며 "신유빈도 이번 대회에서 여자 단체, 혼합 복식에서 2개의 동메달을 획득했다. 축하한다"라고 덕담을 남겼다.
일본 팬들도 신유빈을 향한 응원을 남겼다. 히라노의 게시글에는 "히라노도 신유빈도 너무 좋다", "신유빈 선수 웃는 얼굴이 멋지고 귀엽다", "이번 올림픽에서 보여준 신유빈의 행동은 훌륭했다", "귀엽고 대단한 선수" 등의 댓글이 달렸다.
다만 신유빈이 안아줬던 '일본 탁구스타' 하야타 히나는 예상치 못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히라노와 신유빈이 보여준 훈훈한 모습과는 대조되는 행보다.
하야타는 일본 귀국 기자회견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묻는 말에 "가고시마의 특공자료관을 방문해 살아있다는 것, 탁구를 할 수 있는 것이 당연한 게 아니라는 걸 느끼고 싶다"라고 답했다.
특공자료관은 지란특공평화회관을 칭한 말이다. 지란은 2차 세계대전 당시 가미카제 특공대(자살특공대)의 훈련소 겸 발진기지였던 장소다. 일본은 이곳에 폭탄을 실은 비행기를 타고 돌진한 가미카제 특공대를 기리겠다면서 관련 사료들을 전시한 기념관을 만들었다. 일본의 군국주의 침략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장소인 셈.
하야타의 발언은 중국에서 큰 논란이 됐다. 중국 팬들은 하야타의 소셜 미디어에 "이 악명 높은 곳이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장소인 걸 알고 있나?", "일본이 중국에 막대한 피해를 끼쳤고, 무고한 사람들과 군인들이 학살당했다. 넌 침략자를 숭배하고 있다", "일본인은 결코 믿을 수 없다. 갑자기 배신한다" 등의 댓글을 남기고 있다. 중국 탁구 선수 쑨잉사와 판젠동도 나란히 하야타의 계정 팔로우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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