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정신 나간·지가 뭔데"…'국회 막말 70일' 4년은 너무 길다

박기현 기자 2024. 8. 16.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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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향해 '살인자'라고 표현한 데 대한 논란이 번지고 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 의원은 지난 14일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권익위 간부의 사망이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 종결 처리와 유관하다며 "김건희가 살인자다", "김건희, 윤석열이 국장을 죽인 것이다. 살인자"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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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전현희 제명촉구 결의안 제출…野, 송석준 '제명 추진' 맞불
윤리특위 구성조차 안 돼…"정치적 내전 상태 돌입한 것"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탄핵소추사건 조사'와 관련한 청문회에서 전현희 더불어민주당(왼쪽)과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전 의원의 권익위 간부 사망 관련 의사진행 발언을 놓고 언쟁을 벌이고 있다. 2024.8.14/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향해 '살인자'라고 표현한 데 대한 논란이 번지고 있다. 22대 국회 개원 70여일 동안 여야를 가리지 않고 '막말'이 끊이질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 의원은 지난 14일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권익위 간부의 사망이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 종결 처리와 유관하다며 "김건희가 살인자다", "김건희, 윤석열이 국장을 죽인 것이다. 살인자"라고 외쳤다.

국민의힘은 즉각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같은 날 소속 의원 108명 전원 명의로 전 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을 제출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아무리 정치인이라 하더라도 그런 발언을 하는 것에 공감하실 분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며 "당 차원에서 필요한 조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이성을 상실한 패륜적 망언"이라며 "민주당의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한다"고 했다.

전 의원은 사과보다는 국민의힘 잘못으로 책임을 돌렸다. 그는 "국민의힘은 김건희를 지키기 위해 전현희를 죽이겠다고 나섰다"며 "두렵지 않다. 제가 죽더라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결코 포기할 수 없다"고 목소리 높였다.

민주당은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제명안으로 맞섰다. 법사위에서 전 의원의 발언을 문제 삼았던 송 의원이 "본인부터 반성하라. 그분의 죽음에 본인은 죄가 없나"며 "말할 자격이 없다"고 말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이와 유사한 일은 갓 두 달을 넘긴 22대 국회에서 여러 차례 되풀이됐다.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전체주의 국가에서 생활하시다 보니 민주주의 원칙이 안 보이냐"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국민의힘은 이 당시에도 최 의원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을 제출했다. 최 위원장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를 향해 "뇌 구조가 이상하다"고 발언해 막말 논란을 빚은바 잇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달 31일 법사위에서 자당 의원들에게 "무슨 퇴거명령이냐. 지가 뭔데"라고 말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도 정청래 법사위원장을 향해 "언론에서 '빌런'이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거들었다. 정 위원장은 "거부권 폭주의 윤석열 대통령이 빌런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다"고 맞받았다.

'막말 소동'으로 22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이 파행으로 끝나는 일도 벌어졌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여기 웃고 계시는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은 당 논평에서 '한미일 동맹'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했다. 여야 의원들이 고성을 주고받으며 이날 본회의가 파행했다.

정작 징계안을 심판할 국회 윤리특위는 구성조차 되지 않은 상태다. 윤리특위는 20대 국회 후반부터 비상설특위로 전환돼 여야가 일정과 구성에 합의해야 특위가 가동될 수 있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징계안 대상은 여당은 한기호, 정점식, 주진우 의원, 야당은 정청래, 김병주 의원 등이다. 이들에 대한 징계안은 모두 접수된 채로 계류 중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국회는 기본적으로 대화와 협상이 중요한데, 지금은 정치적 내전 상태로 돌입한 것"이라며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사는 정치적 환경 때문에 막말이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master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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