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시다, 또 반성 언급 없이 야스쿠니에 공물

조성민 2024. 8. 1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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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패전일인 15일 기시다 후미오(사진) 일본 총리와 각료, 국회의원들이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공물료를 내거나 참배했다.

외교부는 이날 "일본의 방위 안보 책임자인 미노루 방위상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라는 시대착오적 행위에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이는 외국의 침략을 당했던 아픈 역사를 가진 주변국의 이해를 결코 얻을 수 없는 사안임을 명확히 전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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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 일왕은 2024년에도 “과거 깊은 반성”
韓정부 “개탄”… 주한 日총괄공사 초치
일본 패전일인 15일 기시다 후미오(사진) 일본 총리와 각료, 국회의원들이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공물료를 내거나 참배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도쿄 지요다구의 야스쿠니신사에 다마구시(玉串·비쭈기나무 가지에 흰 종이를 단 것) 대금을 보냈다고 교도통신이 자민당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는 2021년 10월 총리에 취임 후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지속적으로 보내왔지만, 직접 참배하지는 않았다.

日 의원 80여명, 야스쿠니 집단 참배 일본 자민당의 아이자와 이치로 의원(가운데) 등 ‘다함께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들이 15일 패전일을 맞아 A급 전범이 합사된 도쿄 야스쿠니신사에서 참배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도쿄=AP연합뉴스
현직 각료 중에선 기하라 미노루 방위상, 신도 요시타카 경제재생담당상,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 등이 직접 야스쿠니신사를 찾아 참배했다. 특히 국방을 맡고 있는 각료인 기하라 방위상이 야스쿠니신사 참배 대열에 합류한 것은 현지에서도 논란이 됐다. 기하라 방위상은 참배 후 “생명을 희생한 분들을 애도하고 존숭(尊崇)의 마음을 표현했다”며 “한국과는 계속 관계를 강화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방위상 참배에 따른 주변국의 반발 가능성과 한·일 관계 영향을 질문받고 “사인 입장에서 참배한 것으로 이해하며 정부 견해를 말할 사안은 아닌 것으로 인식한다”며 “일본으로서는 중국, 한국 등과 관계를 강화할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각료들 외에 초당파 의원 모임인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 80여명도 야스쿠니신사를 찾아 집단 참배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도쿄 일본무도관에서 열린 추도식에서도 일본의 과거 아시아 국가에 대한 가해 사실이나 반성에 대한 언급 없이 “전쟁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표현을 되풀이했다. 반면 나루히토 일왕은 이날 식사에서 “과거를 돌아보고, 깊은 반성 위에 서서 다시 전쟁의 참화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반성’을 언급했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 뉴스1
외교부는 이날 “일본의 방위 안보 책임자인 미노루 방위상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라는 시대착오적 행위에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이는 외국의 침략을 당했던 아픈 역사를 가진 주변국의 이해를 결코 얻을 수 없는 사안임을 명확히 전달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상훈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이 주한일본대사관 미바에 다이스케 총괄공사를 초치해 엄중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 명의 논평에서는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며 “이는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발전의 중요한 토대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했다. 외교부는 기시다 총리가 2021년 10월 취임한 이래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지속적으로 보내고 각료들이 참배한 것에 대해 매년 대변인 논평 수준으로 대응해왔다. 올해는 예년 수준 논평에서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발전의 중요한 토대’를 강조하는 대목이 추가됐다.

일본 패전일인 15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도쿄 지요다구 야스쿠니신사에 욱일기가 게양되어 있다. 연합뉴스
국방부도 미노루 일본 방위상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관련, 주한일본대사관 다케다 요헤이 방위주재관을 초치해 “한·일이 역사를 직시하는 가운데 미래지향적 관계를 만들어나가고자 하는 노력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라며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시했다.

조성민·정지혜·박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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