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주역 10명 중 7명이 특별사면 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남발한 특별사면으로 과거 국정농단과 댓글 대선개입 사건 관련 주요 공직자 10명 중 7명이 사면·복권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면·복권된 인사 중 40%는 확정판결에서부터 채 6개월이 걸리지 않았다. 국정농단과 댓글 대선개입 사건은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수사를 주도했다는 점에서 ‘자기부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경향신문 데이터저널리즘팀 다이브가 법무부의 특별사면 발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과 이명박 정부의 댓글 대선개입 사건에 연루돼 처벌받은 주요 공직자 70명 중 50명(71.4%)이 사면·복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박근혜 전 대통령 1명을 제외하고 모두 이번 정부 들어서 특별사면을 받았다. 확정판결을 받지 않은 5명은 제외했다.

사면·복권된 50명 중 확정판결 이후 6개월 이내 특사 처리된 인사는 19명(38%)에 달했다. 그중 7명은 상고를 취하하거나 재상고를 포기하는 등 확정판결을 서둘러 받아낸 뒤 사면돼 ‘약속 사면’ 의혹이 제기된다.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과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 2월 재상고를 포기하거나 취하해 확정판결을 받은 뒤 바로 그 달에 설 특사로 사면·복권됐다.
법무부는 사면 대상자 모두를 실명 공개하진 않는다는 점에서 알려지지 않은 관련자 사면이 더 있을 수도 있다. 지난해 광복절 특사에서도 ‘세월호 유가족 사찰’에 연루됐던 군 관계자 중 법무부는 소강원 전 국군기무사령부 참모장만 이름을 공개했지만, 언론 보도로 다른 기무사 간부들도 사면됐음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정치인 및 주요 공직자 특별사면은 박근혜 정부에서는 없었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5명이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에는 161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집권 3년 차 윤석열 정부가 벌써 5차례의 특별사면을 단행해 문재인(5회), 박근혜(3회) 정부의 특별사면 횟수에 육박한다. 앞으로 그 숫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정치인 및 주요 공직자에 해당하는 사면 대상자들은 주로 국기를 문란케 한 국정농단이나 댓글 대선개입 사건 관련자들이다. 두 사건 모두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주도적으로 수사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자기부정’ ‘자기모순’적 사면·복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주요 공직자 중에서는 김기춘 전 실장이나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등 2차례 이상 사면을 받은 사람도 6명이나 됐다. 각기 다른 범죄에 대해 확정판결이 서로 다른 시기에 나면 일일이 재차 사면해주거나(김기춘·조윤선·소강원), 먼저 형을 감면해준 뒤 사면·복권까지 해주는(원세훈) 등 꼼꼼하게 살피기도 했다. 댓글 대선개입 사건 수사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유죄를 선고받았던 서천호 국민의힘 의원(전 국정원 2차장)은 2023년 신년과 2024년 설 특사 2번에 걸쳐 사면을 받았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지난해 사면에 이어 올해 복권까지 2차례 명단에 오른 경우다.

한편 박근혜·문재인 정부와 비교하면, 윤석열 정부는 주요 공직자나 정치인, 경제인 등 이른바 ‘범털’(돈 많고 힘 있는 죄수를 이르는 은어)의 특별사면을 늘렸고 일반 형사범의 사면 숫자는 크게 줄였다.
경제인 사면의 경우 박근혜 정부에서 28명, 문재인 정부에서 0명이었으나 윤석열 정부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36명을 특별사면했다. 형사범 사면은 5849명으로 박근혜 정부의 1만7107명, 문재인 정부의 1만9185명에 크게 못 미쳤다.
황경상 기자 yellowpig@kyunghyang.com, 이수민 기자 watermin@kyunghyang.com,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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