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해리스와 첫 합동 유세… “도널드 쓰레기”
해리스 “바이든은 아주 특별한 사람”
美 정부는 처방약 10종 가격 인하 발표
조 바이든 대통령은 15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메릴랜드주(州) 라르고의 프린스 조지 커뮤니티컬리지에서 합동 유세를 했다. 두 사람이 나란히 공개 석상에 선 것은 지난달 21일 바이든이 재선 도전 포기를 발표하고 나서 처음이다. 바이든은 이날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도널드 쓰레기(Donald dump)”라 부르며 각을 세웠고, 자신의 뒤를 이은 해리스에 대해선 “끝내주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80여 일 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은 해리스와 트럼프가 엎치락뒤치락하는 초박빙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두 사람은 이날 가수 브루스 스프링스턴 노래에 맞춰 손을 잡고 무대에 등장했다. 해리스가 먼저 연설했는데 바이든을 ‘아주 특별한 사람’이라 부르며 의료 지원 확대, 약값 지출 부담 완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을 홍보하는 데 발언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해리스는 “의료 지원 확대를 포함해 바이든보다 더 많은 업적을 낸 대통령은 없다고 본다. 조에 감사하며 이제 우리는 다음 단계로 발을 내디딜 것”이라고 했다. 미 정부는 이날 “약값 협상 결과 당뇨·뇌졸중 등 처방약 10종의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2026년에만 60억 달러(약 8조원)의 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은 이어 “고마워요, 조!”라는 군중의 환호성 속에 무대에 올랐다. 바이든은 해리스를 지목하며 “그녀는 끝내주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트럼프에 대해선 “우리가 상대해 뛰는 사람, 그 사람 이름이 뭐였냐” “도널드 쓰레기 혹은 도널드 어쩌고(whatever)”라고 비꼬았다. 고령 리스크에 대한 우려 속 재선 도전을 포기한 그는 “내가 마흔 정도로 보이지만 조금 늙었다” “29살에 처음 상원 의원에 당선됐을 때 빌어먹을 정도로 어렸는데 이제 너무 늙었다”며 특유의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의회 전문 매체 더힐은 “두 사람이 단합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바이든은 19일부터 나흘 동안 시카고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 연설을 하고 해리스에 ‘횃불’을 넘겨줄 계획이다.
트럼프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그는 이날 오후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리스가 할 수 있는 건 끔찍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대규모 범죄, 아메리칸드림을 말살하는 일 뿐”이라며 “나와 다른 사람을 겨냥해 사법 시스템을 무기화하는 것 때문에 화가 난다”고 했다. 해리스의 인종·웃음소리 등을 걸고넘어지는 트럼프의 언행을 놓고 당내 우려가 나오지만 그는 “나는 인신공격을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해리스나 그의 지성을 별로 존경하지 않으며 그가 끔찍한 대통령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대선을 80여 일 앞두고 두 후보의 지지율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5~11일 성인 92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6%가 해리스, 45%가 트럼프를 지지해 오차범위(±1.4%) 내 접전을 벌였다. 지난달 같은 조사에선 트럼프가 당시 후보였던 바이든에 4%포인트 앞섰는데 해리스가 격차를 줄이며 선전했다. 반면 14일 폭스뉴스가 발표한 조사에선 트럼프가 50% 지지율을 얻어 기록해 해리스(49%)를 근소하게 앞섰다. 경합주를 보면 15일 프랭클린마셜대의 펜실베이니아 조사에서 해리스가 46%, 트럼프는 43%를 기록했다. AARP의 미시간주 조사에선 해리스와 트럼프가 48% 동률이었다.
한편 공화당은 지난달 채택한 정강정책에 “동맹이 공동 방위에 대한 투자 의무를 반드시 이행하도록 한다”고 명시해 트럼프 재집권 시 방위비 인상 요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한반도 관련 언급은 없지만, 트럼프가 유세 때마다 북한 김정은과의 친분을 과시해 어떤 형태로든 미·북 대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자신은 아니지만 주변 인사들은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은 계속 강화돼야 한다”는 뜻을 밝혀왔다. 또 트럼프는 한국의 핵무장 가능성에 비교적 유연한 입장이라고 알려졌다.
민주당이 다음 주 전당대회에서 채택할 정강 초안은 한국을 ‘소중한 동맹국’으로 표현하고 있다. 바이든이 드라이브를 건 한·미·일 협력은 해리스 정부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미라 랩-후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장은 15일 “지난 3년 반 동안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있어 최고 종사자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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