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무서운 페라자는 어디로 갔나, 임찬규 'KKKK' 완벽한 설욕…2G 연속 10득점+ 지원, 두 번 무너지진 않았다
[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 우완 투수 임찬규(32)가 2경기 연속으로 10득점 이상 화끈한 득점 지원을 받았다. 앞선 경기에선 10득점을 지원받고도 스스로 무너지며 선발승 기회를 날렸지만 두 번 무너지진 않았다. 시즌 첫 등판에서 연타석 홈런을 맞았던 한화 이글스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26)를 4연타석 삼진으로 잠재우며 개인적인 설욕까지 완벽하게 했다.
임찬규는 1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벌어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6⅔이닝 7피안타 2볼넷 1사구 8탈삼진 2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호투했다. 7회까지 무려 15득점을 폭발한 타선을 앞세워 LG는 17-3 대승을 거뒀고, 임찬규는 시즌 7승(5패)째를 올렸다. 평균자책점도 4.86에서 4.72로 낮췄다.
임찬규는 직전 등판이었던 지난 9일 잠실 NC전에서 1회말부터 LG 타선의 10득점 지원을 받았다. 1회초 3점을 주고 시작했지만 1회말 LG 타선이 KBO리그 복귀전을 치른 NC 선발 에릭 요키시를 무너뜨리며 10-3으로 금세 뒤집었다. 그러나 임찬규는 3회 4점을 추가로 허용하면서 흔들렸고, 결국 이닝을 끝내지 못한 채 강판됐다. 2⅔이닝 9피안타 2볼넷 2탈삼진 7실점. 경기는 LG가 10-9로 승리했지만 불펜 필승조를 풀가동하면서 진땀을 뻈다. 임찬규 개인에게도, 팀으로서도 아쉬운 경기였다.
그로부터 6일 만에 임찬규가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도 LG 타선은 또 임찬규에게 힘을 실어줬다. 1회부터 상대 실책으로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2점을 선취하더니 2회 오지환의 스리런 홈런 포함 6득점 빅이닝이 나왔다. 3회에도 오스틴 딘의 투런포로 4이닝 만에 두 자릿수 득점 돌파. 이에 그치지 않고 5회 안타 4개, 사사구 3개를 더해 5득점을 추가하며 5회까지 15득점을 폭발했다.
NC전과 달리 임찬규는 5회까지 한화 타선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았다. 1회 삼자범퇴로 시작한 뒤 2~5회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지만 실점을 주지 않았다. 6회 장진혁에게 우전 안타, 김태연에게 우중간 2루타 맞은 뒤 노시환에게 좌전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첫 실점했지만 흔들림은 오래 가지 않았다.계속된 무사 1,2루에서 채은성을 유격수 병살타로 유도하며 1점을 추가로 내준 게 끝이었다.
7회 2사까지 투구수 99개로 책임지며 선발투수로서 임무를 완수했다. 트랙맨 기준 최고 시속 145km, 평균 142km 직구(41개), 체인지업(31개), 커브(20개), 커터(7개)를 구사했다. 경기 후 염경엽 LG 감독은 승장 코멘트로 "임찬규가 공격적인 피칭으로 선발로서 자기 역할을 잘해줬다"고 가장 먼저 그의 이름을 언급했다.
경기 후 임찬규는 "지난 경기에서 팀이 연승 중이었고, 타자들이 점수도 많이 뽑아줬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이닝을 책임지지 못하고 부진한 게 아쉬웠다. 조금 더 집중하려고 노력한 게 좋은 결과가 있었다. 오늘도 티자들이 점수를 많이 내줘서 고맙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1번 지명타자로 나선 한화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를 4타석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것도 인상적이었다. 1회 체인지업, 3회 하이 패스트볼, 5회 체인지업으로 페라자를 헛스윙 삼진 처리한 임찬규는 7회에도 바깥쪽 높게 걸친 직구로 루킹 삼진 잡았다. 임찬규에게 4타석 연속 삼진을 당한 페라자는 9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이종준의 몸쪽 직구에 배트가 헛돌아 5타수 무안타 5삼진 굴욕을 맛봤다.
임찬규로선 기분 좋은 설욕전이었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 3월24일 잠실 한화전에서 임찬규는 페라자에게 4회와 6회 연타석 홈런을 맞았다. 6이닝 7피안타(2피홈런) 1볼넷 5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했지만 페라자에게 KBO리그 데뷔 1~2호 홈런의 제물이 되며 패전을 당했다. 염경엽 감독은 “그 홈런 2방으로 페라자가 분위기를 탔다”고 했는데 초반부터 빠르게 적응한 페라자는 5월까지 리그 최고 타자로 군림했다.
그러나 5월31일 대구 삼성전에서 수비 중 펜스와 충돌로 가슴을 다친 뒤 페라자의 페이스가 꺾였고, 후반기에는 폼이 완전히 무너졌다. 후반기 규정타석 타자 61명 중 타율(.214), OPS(.609) 모두 꼴찌로 떨어졌다. 5개월 만에 다시 만난 임찬규를 상대로도 타이밍이 전혀 맞지 않았다.
페라자와 승부에 대해 임찬규는 "그냥 똑같이 던졌다. 지나간 경기에서 맞은 걸 의식하기보다 똑같이, 그리고 더 편하게 던지려고 했다"며 "삼진은 그때그때 페라자의 타격 타이밍이나 방향성을 보고 순간순간 판단한것이 운좋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대답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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