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들이 묻는다, 사람과 함께 살 수 있느냐고 [책&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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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웅녀처럼 인간은 오랫동안 곰을 가까이 여겨왔는데, 최근엔 곰에게 새로운 상징까지 부여됐다.
북극곰이 대표하듯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 때문에 사라져 가는 '멸종우려종'이란 상징이다.
지은이는 페루의 안경곰, 인도의 느림보곰, 중국의 대왕판다, 베트남의 반달가슴곰, 미국의 미국흑곰과 회색곰(불곰), 캐나다의 북극곰 등을 찾아다니며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인간에 의해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곰들의 운명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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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트 베어스
곰, 신화 속 동물에서 멸종우려종이 되기까지
글로리아 디키 지음, 방수연 옮김 l 알레 l 2만2000원
한반도의 웅녀처럼 인간은 오랫동안 곰을 가까이 여겨왔는데, 최근엔 곰에게 새로운 상징까지 부여됐다. 북극곰이 대표하듯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 때문에 사라져 가는 ‘멸종우려종’이란 상징이다. 다만 모든 곰들이 같은 방식으로 멸종해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에게 서식지를 빼앗기고 사냥당하는 인도의 느림보곰, 철창에 갇혀 건강에 좋다는 담즙을 인간에게 착취당하는 베트남의 반달가슴곰, 인간이 버린 쓰레기를 먹이로 삼느라 겨울잠도 자지 않는 미국흑곰 등 제각기 다른 곰들의 처지를, 과연 인간은 깊게 생각해본 일 있는가.
‘에이트 베어스’는 현재 지구상에 남아 있는 여덟 종의 곰들을 탐사한 언론인의 르포르타주다. 지은이는 페루의 안경곰, 인도의 느림보곰, 중국의 대왕판다, 베트남의 반달가슴곰, 미국의 미국흑곰과 회색곰(불곰), 캐나다의 북극곰 등을 찾아다니며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인간에 의해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곰들의 운명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예컨대 페루의 안경곰은 구름이 자욱한 운무림 속에서만 사는데, 기온 상승으로 운무림이 점차 고지대로 올라가면서 소중한 서식지를 잃어가고 있다. 담즙을 채취당하는 반달가슴곰과 달리 ‘판다 외교’의 상징으로 중국 정부의 보호를 받는 대왕판다는 행복한 편에 속할지 모르나, 그조차도 인공 사육에서 벗어나 생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간에게 밀려났던 미국흑곰은 수십 년 보호정책 덕에 다시금 서식지를 넓혀가며 인간과 아주 가깝게 마주치고 있다. 곰과의 공생은 인간에게 너무도 치명적인 존재라서 아예 ‘보호대상에서 제외하자’는 말까지 나오는 회색곰과도 공생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어렵지만 절실한 문제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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