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 "정지훈과 키스신? 불륜 아닌 신뢰의 표현으로 해석"[인터뷰]
[스포츠한국 이유민 기자] '화인가 스캔들'에서 김하늘은 상속 전쟁 속 재단을 지키기 위해 꿋꿋하게 맞서는 인물을 연기했다.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김하늘이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화인가 스캔들(연출 박홍균, 제공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스튜디오앤뉴)'에 출연한 소감을 전했다.
지난달 31일 10회 전편 공개된 '화인가 스캔들'은 대한민국 상위 1% 화인가를 둘러싼 상속 전쟁으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받는 화인가 며느리 겸 나우재단 이사장 오완수(김하늘)와 그의 경호원 서도윤(정지훈)이 화인가의 비밀을 마주하게 되는 치명적 스캔들 드라마다. 디즈니+ 1위에, 화제성도 엄청났지만, "나랑 잘래요?", "내 여자 할래요?" 등 올드한 스토리와 대사는 시청자들의 의아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20대 때도 그런 대사를 해본 적이 없어요. 항상 트렌디한 작품을 했거든요. 감독님과 지훈 씨랑 그 대사에 대해서 현장에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조금 더 자연스럽거나 내뱉기 쉬운 대사로 바꾸면 어떨까 싶었는데, 그 이상의 대사가 없더라고요. 오글거리는 상황들은 바꿀 수 있었는데 대사 바꾸는 게 정말 쉽지 않았어요. '나랑 잘래' 있고 '내 여자 할래요?'라는 게 각자에게 힘든 대사였어요. 사실 NG가 많이 났어요."
'화인가 스캔들'은 OTT 플랫폼 내 콘텐츠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한국을 비롯해 홍콩, 싱가포르, 대만에서 디즈니+ TV쇼 부문 1위(7월26일 기준)에 오르며 인기를 끌었다. 이에 김하늘에게 뜨거운 반응을 예상했는지 물었다.
"다행이에요. 정말 예상 안 됐거든요. 옛날 느낌이 나는 이야기라 저에게는 이게 오랜만에 옛날 감성을 줘서 신선했어요. 그래서 제 또래분들은 좋아할 거로 생각했어요. 다른 세대나 해외 분들의 반응이 궁금했는데, 아주 좋아해 주셔서 신기해요"
극 중에서 김하늘은 화인가의 며느리이자 나우재단 이사장, 그리고 UN 친선 대사로서 세계를 돌며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오완수 역을 맡아 열연했다. 김하늘은 흙수저로 태어났지만, 골프선수로 인생 역전에 성공해 화인가의 며느리가 됐다. 화인가의 '상속 전쟁'에서 나우재단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사랑도, 목숨도 중요치 않은 인물이다.
"완수는 저와 정말 달라요. 저는 사랑의 감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미 사랑이 없는 상황에서는 살 수 없을 것 같아요. 내 사랑이 있다면 어떤 시련이든 뚫고 갈 텐데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견딜 수 없을 것 같아요."
오완수는 위기의 순간마다 나타나 자신을 구해주는 서도윤(정지훈)에게 의심을 품다가도 외로웠던 마음을 위로해 주는 다정함에 빠져든다. 이에 도윤과 완수는 키스하게 되고, 해당 장면을 두고 '불륜'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정지훈은 "불륜이 아닌 벼랑 끝에 내몰린 남녀의 일탈"이라고 말했다.
"일탈이요? 저는 일탈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남편인 용국(정겨운)과 사랑은 진작에 끝났고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누군가가 나를 지켜준다면 정말 큰 신뢰와 의지를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완수가 도윤에게 마음을 여는 시점이 있는데, 그때 든 감정은 정말 고맙고 신뢰하고 의지하게 된 거였어요. 그래서 그런 신뢰와 고마움의 표현 방식이 아닌가 해요. 처음에는 이 키스 장면을 해야 하나? 했는데, 찍을 때는 눈물이 났어요. 살아줘서 고맙다는 표현 방식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워킹맘으로 살아가는 김하늘은 지난 2016년 3월 한 살 연하의 사업가와 결혼했으며, 2018년 5월 딸을 출산했다. 이에 김하늘은 상대역이자 아빠이기도 한 정지훈과 육아 이야기를 자주 했다고 말했다.
"아이들 이야기 많이 했어요. 너무 행복하지 않냐는 이야기요(웃음). 그리고 애들이랑 어디 가면 좋다는 육아 정보도 공유했어요. 또 육아 예능 섭외도 들어왔는데 출연하고 싶진 않았어요. 배우라는 직업과 집에서는 엄마라는 걸 좀 구분하고 싶었거든요."
이와 더불어 김하늘과 정지훈은 연예계 대표 '자기 관리 끝판왕'으로 유명하다. 둘만의 체력 관리 비법도 공유하며 친해졌다고.
"지훈 씨는 열정이 넘쳐서 자기 관리가 잘 돼 있더라고요. 체력 관리가 최고라서 연기할 때 지치지 않았어요. 덕분에 같이 연기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지훈 씨는 촬영 끝나고 운동을 가더라고요. 밤늦게 끝나도 갔어요. 저는 못 가는데. 저도 관리하는 거 좋아하는데 엄마다 보니까 시간이 조금 더 없다고 생각해요. 지훈 씨한테 현장에서 간단한 운동 같은 거 물어봤어요. 만약 밤 11시에 촬영이 끝나는데, 이 시간에 어떻게 운동하냐고 물으면 15분짜리 짧게 하는, 근데 엄청난 칼로리를 소모하는 운동법을 알려주더라고요. 근데 체력이 안 돼서 못 했어요."
김하늘은 JTBC '18 어게인'(2020), SBS '신사의 품격'(2012),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2003), MBC '로망스'(2002) 등 TV와 스크린을 가리지 않고 세대를 아우르는 대세 배우의 자리를 꾸준히 지켜 오고 있다. 김하늘만이 가진 비결이 있을까.
"예전에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늘 얘기 했어요. 우연히 좋은 작품에 첫 캐스팅이 되고 계속 주인공으로 나왔거든요. 또 반응도 좋고 해서 너무 운이 좋다고 생각했어요. 원래 연기자가 꿈이 아니었거든요. 근데 돌이켜 생각해 보면, 30년 가까이 돼가니까 저도 열심히 했나 봐요. 다시 돌아가면 더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매번 해요. 그래서 스스로에게 칭찬해 주고 싶어요."
스포츠한국 이유민 기자 lum525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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