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아시아계 유권자 잡아라” 한국어로 우편물-광고 제작
NYT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유동층… 학력 높아 정책 분석해 투표 쇼핑”
경합주 판세 가를 변수로 꼽혀
민주-공화, 중국-인도계 맞춤 캠페인… 해리스 “한국계 친인척 있다” 강조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이 아시아계 유권자를 공략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08년 780만 명으로 미 전체 유권자의 3.7%에 불과했던 아시아계 유권자는 올해 대선에서 1500만 명(6.1%)으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4년간 아시아계 유권자의 증가율 역시 15%로 히스패닉 유권자(12%), 흑인 유권자(7%)보다 빠른 속도다.
● 아시아계 표심, 초박빙 대선의 한 수
13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아시아계 유권자는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유권자층이자 전형적인 유동층”이라고 진단했다. 아시아계 유권자의 학력이 다른 인종에 비해 높아 정치 성향보다는 개별 후보자의 매력, 정책 설득력 등을 보고 일종의 ‘투표 쇼핑’을 한다고 설명했다.
아시아계 유권자의 투표율 또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0년 대선 당시 아시아계 유권자의 전국 투표율은 2016년 대선보다 40% 급증했다. NYT 또한 2020년 대선 때는 아시아계 유권자의 비중이 히스패닉계, 흑인계보다 미미했지만 2024년 대선에서는 거의 모든 주에서 아시아계 투표가 해당 주의 판세에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양당은 모두 한국어, 중국어, 힌디어 등 여러 아시아 언어로 맞춤형 우편물을 제작해 배포하고, 각각의 언어로 신문 광고도 게재하고 있다. 특히 7개 경합주 중 아시아계 유권자 비중이 11%로 가장 높은 네바다주에서는 양당이 치열한 격돌을 펼치고 있다.
2021년 기준 아시아계 유권자 중 가장 수가 많은 집단은 중국계(약 280만 명)였다. 이어 필리핀계(260만 명), 인도계(210만 명), 베트남계(130만 명), 한국계(110만 명) 등이 있다.
● 해리스 ‘최초의 아시아계 대선 후보’ 강조
자메이카계 흑인 아버지와 인도 타밀계 어머니를 둔 해리스 후보는 특히 아시아계 유권자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는 미 대선에 출마한 첫 아시아계 후보다.
AP통신은 인도계 여성이라는 해리스 후보의 정체성이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대의 많은 아시아계 및 이민자 가정에 기쁨을 선사했다고 진단했다. 많은 선거 전문가들 또한 조지아주 외에도 애리조나주, 네바다주 등 주요 경합주에 대규모 인도계 커뮤니티가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인도계 커뮤니티의 표심이 2020년 대선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를 이끈 주요 원동력이었다는 것이다.
해리스 후보는 과거 자신에게 “한국계 친인척도 있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하며 한국계 유권자에게 어필했다. 해리스 후보의 여동생인 마야의 남편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법무차관을 지낸 토니 웨스트다. 웨스트의 여동생이 한국계 남성과 결혼하면서 해리스 부통령 또한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이다.
또한 해리스 캠프는 아시아계 유권자를 전담할 직원을 여럿 두고 있다. 최근에는 경합주의 아시아계 유권자를 위해 더 많은 직원을 채용 중이다.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는 “아시아계는 대체로 정당을 선택해 유권자 등록을 하지 않기에 대선 같은 본선거에서 특히 주목을 받는다”고 진단했다. 흑인은 자신들이 공권력 남용의 피해자라는 인식이 있고, 히스패닉계는 이민 등의 의제에 민감하다. 하지만 아시아계는 인종에 관한 특정 의제가 없는 편이고 정치적으로도 중도 성향이 많다. 결국 두 후보가 어떤 대선 캠페인을 펼치느냐에 따라 이들의 표심이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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