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AI 뒤처진 건 재택근무 탓” 슈밋 강연 역풍

실리콘밸리/오로라 특파원 2024. 8. 16.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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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CEO 발언에 노조 강력 반발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구글코리아

에릭 슈밋 구글 전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경쟁에서 구글이 뒤처진 이유가 재택근무 등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 때문이라고 말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논란이 확산하자 슈밋 전 CEO는 “실언했다”며 발언을 철회했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슈밋은 최근 스탠퍼드대에서 열린 공개 강연에서 “구글은 왜 AI 선두 자리를 오픈AI나 앤스러픽 같은 스타트업에 뺏겼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구글이 승리보다 ‘워라밸’을 선택했기 때문”이라며 “구글 직원들은 이른 시간에 퇴근하고, 집에서 일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른 AI) 스타트업이 잘되는 이유는 그들이 지옥에서 일하는 것처럼 (치열하게) 근무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날 강연을 듣는 학생들에게는 “너무 솔직하게 말해서 미안하다”며 “현실적으로, 여러분이 대학을 졸업하고 창업할 경우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하며 일주일에 하루만 회사로 출근하는 방식으로는 다른 스타트업과 경쟁하기 어렵다”고 했다.

2001~2011년 구글 CEO로 재직한 슈밋은 구글을 단순 검색 기업에서 광고·모바일·클라우드 컴퓨팅 등을 아우르는 종합 IT(정보기술) 기업으로 키워 ‘구글 제국’의 주역으로 꼽힌다. 하지만 워라밸을 겨냥한 그의 이번 발언은 곧바로 구글 내부에서도 커다란 반발을 불렀다. 18만2000여 근로자가 속한 알파벳(구글 모회사) 노동조합은 X를 통해 “구글의 유연한 근무 방식은 업무 속도를 늦추지 않는다”며 “오히려 지속적인 해고에 따른 인력 부족과 임금 동결, 경영진의 판단 부족이 우리의 업무 속도를 늦추는 이유”라고 반박했다. 알파벳 회장을 지낸 슈밋은 2019년 알파벳 이사회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알파벳 주요 주주다.

파문이 커지자 슈밋은 자신의 발언이 담긴 스탠퍼드대 강연 동영상을 유튜브에서 다시 확인할 수 없도록 했다. 그는 WSJ에 “구글과 그들의 근무 방식에 대해 실언(misspoke)했으며, 이런 실수를 후회한다”며 “스탠퍼드대에 동영상 삭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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