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실시간 점검·과충전 3중막”… 불안감 진화 나선 車업체
지난 1일 인천 청라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로 ‘전기차 포비아’(공포)가 소비자들 사이에 급속히 확산하면서 현대차는 물론 테슬라 등 글로벌 전기차 제조 업체들도 비상이 걸렸다. 현재 세계 각국은 탄소 감축에 나서며 내연차 판매를 줄이지 않으면 벌금을 물리는 등 전기차 전환을 강력 재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동차 기업들은 대규모 선(先)투자를 통해 신형 전기차를 속속 출시해왔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이 약 16만대로 전체 차 판매량의 9%까지 커졌다. 그러나 청라 화재 사건을 계기로 기존 전기차 고객들이 차별받거나, 잠재적인 고객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 전기차의 안전성과 장점에 대해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국내 전기차 1위 현대차그룹은 15일 현재 판매 중인 전기차에 적용된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Battery Management System) 기술을 이례적으로 세세하게 공개하면서, 전 차종에 BMS 신기술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위 테슬라 역시 이례적으로 고객, 언론 등에 테슬라 제품의 안전성을 소개하는 메일을 보냈다. 강남훈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회장은 “이번 화재가 우리 전기차 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게 더 안전한 제품을 만들고 인프라를 정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기아, “과충전, 3중 예방 장치” 강조
이날 현대차·기아가 공개한 BMS의 핵심 기능은 배터리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정밀하게 살피는 것이다. 전압, 전류, 온도 등이 급격하게 변하지 않는지 차량이 작동하지 않을 때도 실시간으로 살핀다. 정상 범위를 벗어나는 징후가 탐지되면, 현대차그룹 고객 지원 센터로 알리거나 고객에게 긴급 출동을 신청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현대차그룹은 즉각 대응이 필요한 심각한 상황에서는 차가 자동으로 소방이나 경찰 등에 이를 통보하는 기능도 개발 중이다.
배터리 안에서 일어나는 순간적이고 미세한 단락(합선)을 감지하는 시스템도 최근 출시한 신차에 넣고 있다. 현대차는 “기존 전기차에도 연말까지 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장착할 계획”이라고 했다. 단락은 배터리 양극과 음극이 직접 만나는 것으로 화재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아주 작은 단락 현상도 감지해 경고를 해주면, 화재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자체 분석에 따른 것이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일각에서 우려하는 ‘과(過)충전’을 방지하는 ‘3중 예방’ 장치도 주요 전기차에 이미 장착돼 있다. 기본적으로 BMS와 차에 장착된 충전 제어기가 정해진 충전량을 넘지 않도록 평상시 관리를 한다. 만약 충전 제어기에 오류가 발생해 충전이 다 되었는데도 전류가 흐르면 BMS가 충전 종료 명령을 내린다. 충전 제어기와 BMS가 모두 고장 나면 독립된 시스템이 차에 전류가 들어오지 않게 충전기와 차량 사이를 연결하는 스위치를 물리적으로 차단한다. 현대차·기아는 “현재까지 자사 전기차 중 과충전에 따른 화재는 한 건도 없었다”며 “과충전에 의한 문제 가능성은 0%에 가깝다”고 밝혔다.
◇하이브리드 배터리 제조사도 공개
테슬라도 이날 고객 등에게 메일을 발송해 BMS 등 제품에 적용된 안전 기술을 소개했다. 차에 탑재된 이 시스템이 배터리 이상 증상을 감지하면 고객에게 이를 알리고 긴급 출동 서비스나 서비스 센터 예약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다만 테슬라는 국내에 판매 중인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진 않았다.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 등에 대해서도 소개했는데, 지난 14일 경기 용인에서 테슬라 차량이 카페로 돌진해 10여 명이 다친 사건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됐다.
중국 BYD(비야디)의 배터리를 사용한 토레스 EVX와 코란도 EV를 판매 중인 KG모빌리티는 지난 14일 “국내에서 유일하게 배터리에 대해 10년 또는 100만㎞ 무상 보증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프, 푸조 등이 소속된 스텔란티스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에 들어간 배터리 제조사도 공개했다. 방실 스텔란티스코리아 대표는 “전기차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빠르게 해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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