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갈등 어부지리… 인천공항 ‘中 환승객’ 급증
미국·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중국을 가기 위해 인천공항을 통과하는 환승객이 팬데믹 이전보다 10만명 이상 증가했다. 한때 중국은 수도 베이징에 기존 서우두국제공항에 더해 다싱국제공항을 개항하면서 각지에서 아시아 주변국으로 향하는 환승 수요를 공격적으로 흡수하려는 전략을 취해 인천공항이 위협받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서방 항공사들이 미·중 갈등과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중국 직항 노선을 크게 축소하자, 인천공항이 어부지리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공항의 올해 1~7월 중국 환승객 수는 61만3725명이었다. 코로나 직전인 2019년 1~7월(51만0504명)보다 20.2% 늘어난 숫자다. 이 기간 인천공항을 이용한 전체 환승객 수(424만5211명)가 팬데믹 직전인 2019년 1~7월(422만2515명)과 비슷한 규모라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 환승객 수 증가율은 눈에 띄는 수치다. 중국 환승객은 중국으로 가기 위해 인천에서 환승하는 승객과 중국을 출발해 인천에서 환승한 뒤 세계 각지로 간 승객 수를 합친 것이다. 인천공항 측은 “국제적 긴장으로 인해 중국과 미주로 가는 노선에서 인천으로의 환승 수요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서방 항공사들은 비용 증가와 여객 수요 감소로 팬데믹 때 중단한 중국 노선을 재개하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러시아 상공을 통과하지 못해 중국을 갈 때 2시간 정도 우회해야 한다. 러시아 영공을 통과하는 중국 국적사에 비해 연료비 등에서 30% 이상 비용이 더 든다. 중국 관광객의 해외여행 수요도 저조하고, 양측 교류가 뜸해지면서 ‘비즈니스 수요’도 줄고 있다.
이에 중국에서 출발·도착하는 중국 항공사들의 국제선 편수는 팬데믹 이전의 90% 정도까지 회복한 반면, 외국 항공사는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재개한 노선도 다시 중단하고 있다. 영국항공은 10월 26일부터 런던~베이징 노선을 중단한다고 지난 8일 밝혔다. 호주 콴타스항공도 지난달 28일을 마지막으로 시드니~상하이 항공편을 중단했다. 평균 좌석 점유율이 50%밖에 안 됐기 때문이다. 버진 애틀랜틱도 10월 26일부터 런던~상하이 노선을 중단하기로 했다.
미국과 중국을 잇는 직항 편도 팬데믹 전과 비교해 4분의 1 수준이다. 항공 정보 업체 OGA에 따르면, 올해 양국을 잇는 항공편은 4228개로 예상되는데, 작년(1435편)보단 늘었지만 2019년 1만7000편과는 차이가 크다. 미국 3대 항공사 가운데 베이징행 직항 노선을 운항하는 것은 유나이티드항공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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