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3년 차 김도영, 역대 최연소 최소 경기 30-30 달성

강호철 기자 2024. 8. 15.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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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로 앞선 KIA의 5회초 공격. 1사 1루에서 3번 타자 김도영(21)이 타석에 들어섰다. 관중 1만6000명이 꽉 들어찬 15일 고척돔이 들썩거렸다. 그는 이날 경기 전까지 29홈런 33도루. ‘30-30′에 홈런 1개만을 남겼다. 기대감이 남달랐다. 경기장이 술렁였다. 이전 1회 첫 타석에서 키움 외국인 에이스 헤이수스를 상대로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큰 타구를 날렸으나 파울 폴대 바깥쪽으로 살짝 빗나갔다. 아쉬움을 남긴 타구. 3회 두 번째 타석에선 2루 땅볼. 7경기째 이어진 (홈런) 침묵이 길어지는가 싶었다. 그러나 세 번째 타석. 기어이 일을 냈다. 헤이수스의 시속 149㎞짜리 초구 직구를 그대로 받아쳐 중견수 뒤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1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와 키움의 경기, 5회초 1사 1루 KIA 김도영이 2점홈런을 치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김도영은 이 홈런으로 30 홈런-30 도루를 달성했다. 고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08.15

8경기 만에 침묵을 깬, 이 비거리 130m짜리 시즌 30번째 홈런으로 김도영은 KBO(한국야구위원회)리그 새 역사 주인공이 됐다. KBO리그 역대 9번째(선수로 7번째·박재홍이 3번 작성), 2015년 에릭 테임즈에 이어 9년 만에 ‘30홈런 30도루’ 고지를 밟았다. 이 기록은 그저 또 하나 보탠 게 아니다. 역대 최연소(20세 10개월 13일), 최소 경기(111경기) 30-30이었다. 종전 최연소 기록은 연세대를 졸업하고 프로에 뛰어든 첫해 ‘30-30′을 달성한 1998년 박재홍(당시 현대·22세 11개월 27일)이었다. 최소 경기는 테임즈(2015년·당시 NC·112경기)가 주인공이었다. 김도영은 이제 테임즈가 2015년 작성한 KBO 유일 ‘40홈런 40도루’에 도전한다. 현재 30홈런 33도루로 31경기 남은 상태라 도전해 볼만하다.

그래픽=양인성

김도영은 베테랑 최형우, 나성범 등과 함께 중심 타선을 이루면서 KIA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다. 21세에 전인미답 경지를 밟고 있다. 4월 한 달 동안 10홈런 14도루로 KBO 리그 사상 첫 월간 ‘10-10′을 이뤄내면서 역대 다섯 번째로 전반기 ‘20-20′을 달성했다. 지난달 23일 NC와 벌인 홈경기에서는 리그 사상 두 번째로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안타-2루타-3루타-홈런을 순서대로 치는 것)’ 진기록을 세웠다. 첫 번째 기록을 세운 김응국(1996년 롯데)이 중간에 내야 땅볼 한 개가 포함된 반면, 김도영은 아웃 카운트 없이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를 일궜다. KIA(전신 해태 포함) 선수로는 1997년 이종범, 1999년 홍현우에 이어 3번째로 ‘30-30′클럽에 가입했다.

그는 광주동성고 졸업 후 KIA에 지명됐다. 당시 KIA가 1차 지명권을 놓고 김도영과 함께 고민했던 선수가 광주진흥고 투수 문동주(한화). 데뷔 첫해 구단에 잠재력을 인정받아 많은 출장 기회를 얻었고, 2023년 주전 내야수로 낙점됐다. 지난해 4월 큰 부상을 당해 84경기밖에 뛰지 못했으나 타율 3할(0.303)에 7홈런 25도루로 가능성을 인정받은 그는 데뷔 3년 차인 올해 수퍼스타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현재 득점과 장타율 및 OPS(출루율+장타율) 1위. 김도영은 홈런(2위), 득점(1위) 타율(3위) 안타(3위) 도루(5위) 출루율(4위) 부문 등에서 모두 5위권 이내다. 큰 부상만 없다면 정규 시즌 MVP는 따논 당상이다.

KIA는 김도영의 ‘30-30′ 달성과 함께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한 타선(17안타)과 양현종(7이닝 1실점) 호투를 앞세워 키움을 12대1로 대파했다. 김도영은 “언젠가 홈런이 나올것이라 기대했기 때문에 크게 의식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첫 타석 파울 홈런이 나올 때 아쉬웠지만, 이미 첫 타석에서 홈런을 쳤다고 생각하고 다음 타석부터 들어선 게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 경기부터 좀 더 편안하게 경기할 수 있어서 좋다”며 “40-40은 생각하지 않고 팀이 이기는 데만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양현종은 삼진 4개를 추가, 통산 2046탈삼진으로 KBO 리그 역대 최다 기록 보유자 송진우(2048개)에게 2개 차로 다가섰다.

LG는 대전 원정 경기에서 홈팀 한화를 17대3으로 대파했다. 오스틴이 홈런 포함 5타점을 올렸다. 대구에서는 KT가 삼성을 5대3으로 제쳤다. 2-2동점이던 9회 오재일이 2점, 황재균이 솔로 홈런을 때리며 승부 균형을 깼다. 잠실에서는 두산이 롯데를 4대3으로 이겼다. 3-3이던 6회 김재환이 결승 솔로 홈런을 쳤다. SSG는 창원에서 NC에 10대5로 이겨 3연승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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