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서울대 자식사랑 스티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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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하나 잘 찬다고 해서 월클(월드클래스) 되는 건 아닙니다. 실력과 인품을 겸비해야죠. 손흥민은 인품도, 공 차는 것도 아직 멀었다." 손흥민의 아버지인 손웅정씨가 저서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에서 쓴 내용이다.
그럼에도 이런 스티커를 차량에 부착하고 다니는 게 진정 자식을 위한 것인지는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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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모들은 유난히 자식에게 관대하다. 자식 교육을 위해 상상할 수 없는 투자와 희생을 감내한다. 좋은 학군과 고액 학원을 쫓아 이사를 가는 것은 물론이고 자녀의 온갖 수발을 마다하지 않는다. 저출산 영향으로 학부모가 자녀 일과에 개입하는 일은 더 늘어났다. 아이들에 대한 애정을 물량공세로 치환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지극한 자식 사랑에 ‘딸바보’, ‘아들바보’ 아빠가 넘쳐난다. 자연히 가정 교육의 엄격함은 뒷전으로 밀렸다.
과거 돌잔치나 결혼식에서 참석한 지인들에게 감사 표시로 답례품을 주는 광경은 흔했다. 최근에는 학교나 유치원의 생일파티나 학예회 등에서도 각종 답례품이 오간다고 한다. 학부모들의 자식사랑에 장삿속이 파고든 것이다. 답례품 전문 쇼핑몰들은 간식 세트, 학용품 세트 등에 다양한 문구와 아이 사진이 들어간 스티커를 담아 패키지로 판매한다고 한다.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은 아이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서울대학교발전재단이 서울대 재학생 가족임을 알리는 스티커를 기념품으로 배포 중인 사실이 알려졌다. 기부금 모금 등을 위해 기념품으로 발송되는 스티커에는 ‘I AM MOM(나는 서울대생 엄마)’, ‘I AM DAD(나는 서울대생 아빠)’, ‘PROUD FAMILY(자랑스러운 가족)’라는 문구와 함께 서울대를 상징하는 로고가 삽입돼 있다고 한다. 이러한 굿즈 배포는 외국에선 흔히 볼 수 있지만, 국내에선 드문 케이스다. 지나친 학벌주의를 조장한다는 비판과 자기만족일 뿐이라는 반응이 엇갈린다. 그럼에도 이런 스티커를 차량에 부착하고 다니는 게 진정 자식을 위한 것인지는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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