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백유의스포츠속이야기] 대한체육회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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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을 달래주던 2024 파리 올림픽이 끝났다.
지난 7월26일 개막, 16일간 치러진 대회에서 한국은 목표로 했던 종합 15위(금메달 5개)를 훌쩍 넘어 종합 8위(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대한체육회가 당초 금메달 5개가 목표라고 발표했을 때 필자는 '참 큰일이다'라고 걱정했다.
그동안 대한체육회 훈련본부는 각종 국제대회에서 신기할 정도로 국가대표팀 성적을 예상했고 오차는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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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26일 개막, 16일간 치러진 대회에서 한국은 목표로 했던 종합 15위(금메달 5개)를 훌쩍 넘어 종합 8위(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그러면 그렇지’다.
대한체육회가 당초 금메달 5개가 목표라고 발표했을 때 필자는 ‘참 큰일이다’라고 걱정했다. 사상 최초로 구기 종목이 대거 탈락한 데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최악의 성적표(16위)를 받았기 때문에 발표를 그대로 믿었다.
그러나 세대교체로 한결 젊어진 우리 선수들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인터뷰도 어찌나 어른스럽게 잘하는지. 모든 성과는 진천에 건립된 선수촌 덕이다. 진천선수촌은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초현대식 훈련 시설이다. 그곳에서 여가를 포기한 선수들과 지도자가 흘린 땀의 결실이다.
대한체육회를 20년간 출입하며 태릉선수촌과 진천선수촌을 가장 가까이에서 취재했던 경험에 비춰 볼 때 선수촌 훈련본부의 실력은 자타가 공인한다. 그동안 대한체육회 훈련본부는 각종 국제대회에서 신기할 정도로 국가대표팀 성적을 예상했고 오차는 거의 없었다.
예상(?) 밖 선전에 궁금증이 돋아 몇몇 은퇴 전문가에게 물어봤다. 훈련본부 자체 예상은 금메달 5개가 아니었다고 했다. 그런데도 5개로 발표한 것이 정치적이었고 자충수였다. 국민에게는 “우리가 이렇게 열심히 해서 목표치를 초과해 성적을 달성했다”고 하기 위함이었다는 것이다. 모든 포커스가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의 연임에 맞춰져 있었다. 한국선수단의 선전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회 직전 가졌던 기자간담회 때 “그것(5개)보다는 많은 메달을 딸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는 기사도 나왔다. 주무 부서인 문체부에서조차 대한체육회의 발표를 믿지 않은 것이다.
대한수영연맹 회장이었던 이 회장은 박근혜정부 때 최서원(최순실)을 등에 업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김종 전 문체부 차관에 정면으로 맞선 인물이다. 그런 이유로 체육인들의 신뢰를 받아 대한체육회장에 올랐다. 그리고 재선에 성공한 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에까지 올랐다.
대한체육회는 연간 4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집행한다. 미국올림픽위원회(USOC)가 마케팅,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것과는 달리 대부분의 돈이 세금 또는 기금이다. 문체부의 통제를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회장은 자신의 3연임에 반대하고 있는 것에 반발, 공개된 자리에서 문체부 장관을 비판해왔다. 오죽하면 유 장관이 대한체육회를 건너뛰고 경기단체를 직접 지원하겠다는 이야기를 했겠는가?
경기가맹단체와의 관계도 강공 일변도였다. 재임 기간 무려 11개의 관리단체를 지정, 역대 회장 중에서 가장 많은 사고단체를 양산했다.
대한체육회의 기본 임무는 국가대표팀을 육성하고, 각 종목 경기단체와 협조를 통해 스포츠외교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통합된 생활체육협의회의 기능도 해야 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이 회장은 3연임에 대한 꿈을 버리고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왔으면 한다.
성백유 언론중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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