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도 쉴 수 없다”…온열질환 사망 예방법 시급

김아르내 2024. 8. 15.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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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부산] [앵커]

극한 폭염 속, 야외에서 작업하는 사람들은 온열질환에 그대로 노출됩니다.

최근 5년간 한 해 평균 10명 가까운 작업자들이 더위에 제대로 쉬지 못하고 야외에서 일하다 숨졌는데요.

온열질환 사망을 막을 법 제정이 시급합니다.

김아르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뙤약볕이 내리쬐는 대낮. 환경미화원이 쓰레기를 연신 쓸어 담습니다.

한낮 체감기온은 33도를 넘어 10분 만 작업을 해도 온몸에서 땀이 쏟아집니다.

잠시 쉴 곳도 마땅치 않습니다.

[환경미화원/음성변조 : "(일한 지) 20년 넘었는데 최고 더운 것 같습니다. 옷은 하루에 세 번씩 갈아입습니다. 그냥 길에서 앉아 쉬기도 하고요."]

건설 현장은 폭염에 더 취약합니다.

달궈진 시멘트와 철근 사이에서 일 하다 보면 온열질환에 쉽게 노출됩니다.

지난달 야외에서 작업하던 60대 노동자가 열사병 추정으로 숨지기도 했습니다.

당시 체온이 40도에 육박했습니다.

이처럼 지난 5년 동안 폭염 속 야외서 일하다 숨진 작업자는 43명에 달합니다.

정부는 야외 작업 폭염 대책으로 올해부터 '근로자 맞춤형 폭염 영향예보'를 시작했습니다.

체감온도가 이틀 이상 31도를 넘으면 매시간 10분가량 휴식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이 대책은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데요.

강제성이 없는 권고 수준에 그치기 때문입니다.

건설 노동자 대상 조사 결과 매시간 쉬는 작업자는 전체의 18%에 그쳤고, 특히 무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오후 2시부터 5시 사이에도 10명 중 8명은 일을 계속한다고 답변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작업 중지권'을 요구할 수 있지만 무용지물입니다.

[김경호/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 노동안전부장 : "고용의 불안정성, 그리고 현장에서 공사 기한 맞추기 이런 이유 때문에 작업 중지권이라든지 휴식을 먼저 요구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실크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법으로 야외 작업장 온도가 26.6도를 넘으면 시간당 5분씩 휴식하고 물 1 리터를 제공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또 작업자가 새로 투입되면 관리자는 2주 이상 관찰해야 하고 사업장마다 온열질환 예방 관리 계획을 반드시 짜야 합니다.

[석병수/부산노동권익센터장 : "(우리나라는)폭염 경보가 내리면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업무를 중단해라, 이런 게 권고 지침일 뿐인 거죠. 물·그늘·휴식 이것만 지금 강조를 하는 상황이고, '정책적으로 어떻게 하라' 이런 게 없어요."]

국내에도 폭염 시 야외 작업자들이 온열질환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고는 있지만 늘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아르내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그래픽:조양성

김아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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