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살 생존 독립운동가의 한숨…“하나가 돼야 할 텐데”
[KBS 제주] [앵커]
오늘은 제79주년 광복절입니다.
일제에 항거한 독립운동가 가운데 생존해계신 분은 이제 5명뿐인데요.
전국에서 처음으로 제주 유일 생존 독립운동가인 강태선 옹의 기림비가 세워졌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꼬박 한 세기를 살아온 101살의 강태선 옹.
태평양 전쟁이 발발한 1941년, 징병으로 끌려가던 학생들의 모습이 어제 일처럼 생생합니다.
일본 오사카에서 전문학교 입학시험을 준비하던 19살 소년은 독립운동을 결심했습니다.
[강태선/독립운동가 : "이래도 죽음 저래도 죽음인데 독립운동하다가 죽으면 그것이 내 보람이지. 일본에 대해서 말이야 충성을 할 필요는 없다는 거지."]
그런데 조선인들을 규합해 재일 독립운동 조직을 결성하는 도중, 1943년 일본 경찰에 발각되고 맙니다.
6개월 간의 고문 끝에 재판에 넘겨져 2년 6개월의 실형을 받았지만, 끝끝내 뜻을 굽히진 않았습니다.
[강태선/독립운동가 : "무섭지 않았어. 우리가 조선 사람인데 조선 독립하는 게 당연한 일 아니냐고.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
1945년 광복을 맞은 뒤 고향 제주로 돌아온 지도 언 79년.
젊은 날의 고초가 무색하게, 올해 광복절은 애석하기만 합니다.
정부와 독립운동단체가 광복절 행사를 따로 개최하면서, 순국선열의 뜻을 기리는 마음도 둘로 갈라졌기 때문입니다.
[강태선/독립운동가 : "어떻게든 지 간에 단합이 잘 돼야 통일도 할 수가 있지. 여기서 자기 자신들도 이렇게 하면서 통일을 하려면 어렵잖아. 하나로 뭉쳐서 어떻게든지 해야 할 건데."]
생존 애국지사 5명 가운데 처음으로, 이들의 용기를 기억하기 위한 기림비가 제주에 세워졌습니다.
국가유공자 보훈 사업을 하는 자생의료재단이 준비한 겁니다.
[강태선/독립운동가 : "나보다도 더 고통받고 더 목숨까지 바친 이런 선열들이 있는데 미비한 이런 공로를 가지고서 무슨 기념물까지."]
평생 아버지를 존경하며 따랐던 큰아들은 아버지의 한숨에 근심이 많아집니다.
[강대성/강태선 옹 아들 : "완전한 광복이 된 것 같지 않고, 아직도 극복해야 할 문제들이 많이 남아있다. 이런 게 앞으로 남아있는 유족들이나 후세들이 해야 할 그런 일들이 아닌가."]
사상 첫 둘로 쪼개진 광복절.
노년의 독립운동가는 서로 싸우지 말고 타협하면서 완전히 뭉쳐야 대한민국이 하나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
안서연 기자 (asy0104@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3년째 반성 언급 없었다…각료들 5년째 야스쿠니 참배
- ‘10달러 매각’ 대한제국공사관 미 국립사적지 된다
- 한국이 북한? 욱일기 응원?…“계속 항의해야 바뀝니다” [인터뷰]
- 윤 대통령 ‘8.15 통일 독트린’ 발표…“통일로 완전한 광복 실현”
- 음주운전 검거 돕고 떠난 시민은?
- 지하철역서 사라진 독도…유동인구 많아 철거? [잇슈 키워드]
- 기저귀만 입고 미 고속도로 배회하는 두 아기…무슨 일 [잇슈 SNS]
- “환불 요구했다가”…필라테스 학원이 보낸 문자에 ‘충격’ [잇슈 키워드]
- 전공의 이어 전문의까지 병원 떠난다…응급실 운영 ‘빨간불’
- ‘무리한 끼어들기’에 화물차 전복…캠핑카는 도주? [잇슈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