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살 생존 독립운동가의 한숨…“하나가 돼야 할 텐데”

안서연 2024. 8. 15.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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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주] [앵커]

오늘은 제79주년 광복절입니다.

일제에 항거한 독립운동가 가운데 생존해계신 분은 이제 5명뿐인데요.

전국에서 처음으로 제주 유일 생존 독립운동가인 강태선 옹의 기림비가 세워졌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꼬박 한 세기를 살아온 101살의 강태선 옹.

태평양 전쟁이 발발한 1941년, 징병으로 끌려가던 학생들의 모습이 어제 일처럼 생생합니다.

일본 오사카에서 전문학교 입학시험을 준비하던 19살 소년은 독립운동을 결심했습니다.

[강태선/독립운동가 : "이래도 죽음 저래도 죽음인데 독립운동하다가 죽으면 그것이 내 보람이지. 일본에 대해서 말이야 충성을 할 필요는 없다는 거지."]

그런데 조선인들을 규합해 재일 독립운동 조직을 결성하는 도중, 1943년 일본 경찰에 발각되고 맙니다.

6개월 간의 고문 끝에 재판에 넘겨져 2년 6개월의 실형을 받았지만, 끝끝내 뜻을 굽히진 않았습니다.

[강태선/독립운동가 : "무섭지 않았어. 우리가 조선 사람인데 조선 독립하는 게 당연한 일 아니냐고.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

1945년 광복을 맞은 뒤 고향 제주로 돌아온 지도 언 79년.

젊은 날의 고초가 무색하게, 올해 광복절은 애석하기만 합니다.

정부와 독립운동단체가 광복절 행사를 따로 개최하면서, 순국선열의 뜻을 기리는 마음도 둘로 갈라졌기 때문입니다.

[강태선/독립운동가 : "어떻게든 지 간에 단합이 잘 돼야 통일도 할 수가 있지. 여기서 자기 자신들도 이렇게 하면서 통일을 하려면 어렵잖아. 하나로 뭉쳐서 어떻게든지 해야 할 건데."]

생존 애국지사 5명 가운데 처음으로, 이들의 용기를 기억하기 위한 기림비가 제주에 세워졌습니다.

국가유공자 보훈 사업을 하는 자생의료재단이 준비한 겁니다.

[강태선/독립운동가 : "나보다도 더 고통받고 더 목숨까지 바친 이런 선열들이 있는데 미비한 이런 공로를 가지고서 무슨 기념물까지."]

평생 아버지를 존경하며 따랐던 큰아들은 아버지의 한숨에 근심이 많아집니다.

[강대성/강태선 옹 아들 : "완전한 광복이 된 것 같지 않고, 아직도 극복해야 할 문제들이 많이 남아있다. 이런 게 앞으로 남아있는 유족들이나 후세들이 해야 할 그런 일들이 아닌가."]

사상 첫 둘로 쪼개진 광복절.

노년의 독립운동가는 서로 싸우지 말고 타협하면서 완전히 뭉쳐야 대한민국이 하나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

안서연 기자 (asy010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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