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솥부터 반도체·이차전지까지…후발주자의 반격
[앵커]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들이 지금은 세계 시장에서 최고급 제품으로 대접받고 있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닙니다.
예전에는 해외 출장을 나가면 일본산 가전제품이나 전자제품을 선물로 사올 정도였습니다.
앞서가던 일본 기업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추월까지 한 한국 제조업, 그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를 김지숙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부산항에 내리는 이른바 보따리상들.
눈에 띄는 건 '코끼리 밥통'으로 불리던, 일본제 전기밥솥입니다.
전국 곳곳에 있던 이른바 '깡통시장'에서 인기있던 제품도 주로 일본 제품이었습니다.
[1992년 10월 15일 KBS 9시 뉴스 : "(통관 안 되는 물품들이 어떤 게 나왔습니까?) 일제 전기밥솥하고…"]
우리보다 기술 수준이 앞서 있었던 일본.
대표적인 게 이 세탁기 그리고 냉장고 같은 가전제품입니다.
초기엔 일본 기업의 기술로, 일본 기업의 OEM 제품을 생산했지만 2000년대부턴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핵심 부품의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려 전세를 역전시켰기 때문입니다.
디스플레이는 일본과의 격차를 최대 2배까지 벌였고, 첨단 산업의 핵심인 이차전지 등도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섰습니다.
[류주현/LG전자 H&A브랜드커뮤니케이션 담당 : "좋은 브랜드들의 좋은 기술들을 배워오자라는(노력이 있었습니다.) 일본 기업들도 그 벤치마킹 대상 중에 하나였고요. (이후엔) 베낀다고 될 문제가 아니라 우리만의 것을 만들어서…"]
특히 최대 효자 품목인 반도체는 '1등'을 독주하던 일본 기업들에게 빨간불이 켜지면서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1987년 3월 28일 KBS 9시 뉴스 : "반도체를 둘러싼 미국과 일본 두 나라의 무역 마찰이 드디어 표면화됐습니다."]
틈새를 노린 집중 전략으로 한국 반도체는 2013년 처음으로 일본을 추월했습니다.
다만 모든 산업의 기반인 뿌리기술과 국가전략기술 수준은 아직 우리나라가 뒤쳐져 있습니다.
[김미덕/일본 다마대학 경영정보학부 교수 : "한국 기업은 분야에 따라선 일본을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일본 기업의 강점은 소재, 부품, 장비입니다. (부품 제조 기술뿐 아니라) 새로운 부품을 개발하는 힘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일본을 추격했던 만큼 최근에는 중국의 추격이 거센 상황.
이제 목표는 생존과 추격이 아닌 초격차 유지에 맞춰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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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숙 기자 (vox@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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