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적인 미디어 공간으로 거듭난 ‘빛의 채석장’[조용식 작가의 현장②]
조용식(여행작가) 2024. 8. 15. 21:09
프랑스 아비뇽의 빛의 채석장, 오스트리아 에르츠베르크 광산, 중국 상하이의 인터콘티넨털 상하이 원더랜드. 세 곳의 공통점은 버려진 폐석산이 문화예술공연장과 호텔로 변하면서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됐다는 점이다. 폐석산을 문화예술공연장으로 바꾸기 위해서 이들은 어떤 과정을 겪었으며, 어떻게 발전 시켜 왔을까? 세 곳의 문화예술공간을 연재하며, 5119개의 폐석산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가 참고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를 고민해 보자. [편집자 주]
① 중국 인터콘티넨털 상하이 원더랜드
② 프랑스 아비뇽 빛의 채석장
③ 오스트리아 에르츠베르크 광산
④ 한국 폐석산의 현황과 문제점
흰색의 석회암이 네모난 직사각형으로 깎아진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남프랑스 아를지방의 빛의 채석장(Carrières des Lumières) 내부는 마치 바위를 파고든 듯한 지하 광장과도 같다. 거대한 지하 광장에는 채석한 흔적이 선명한 네모반듯한 기둥이 세워져 있어 마치 고대 건축물의 현장인 것처럼 느껴지는 이곳은 레 보 드 프로방스 마을과 성을 짓기 위한 채석장이었다.
‘빛의 채석장’의 총괄 디렉터인 드빅 씨는 “이 돌의 역사는 약 1500만 년이 되었다. 이곳에서는 돌을 만지고 발견할 수 있는 ‘매력’이 있는 곳”이라며 “채석장은 매우 직선적이고 잘 설계된 영화관보다 더 의미가 있는 자연적인 미디어 공간”이라고 말했다.
티켓 판매를 하는 입구에는 ‘이집트 파라오’ 미디어 파사드 공연 전시를 안내하는 포스터가 걸려 있었다. 관람객이 입장하고, 동선을 따라 예전의 채석장 형태를 관람하는 사이 조명이 꺼지고 공연이 시작된다.
거대한 석벽과 기둥으로 일렁이는 파도를 배경으로 이집트 파라오를 상징하는 문양들이 등장한다. 당시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농업, 수렵, 어업 등의 모습과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영상들이 벽면마다 각각의 모습으로 연결되어 거대한 영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거대한 돌 하나하나를 채석해 운반했던 당시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장면에서부터 돌을 한 계단 한 계단 쌓아 올려 피라미드를 만드는 과정도 영상은 놓치지 않고 있다.
이집트 왕관과 네메시스를 쓰고 있는 아멘호테프 3세, 투탕카멘의 황금마스크, 파피루스 기록물을 통해 고대 이집트를 엿볼 수 있는 장면들을 감동적으로 그려주는 미디어 파사드. 30분간의 미디어 파사드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이집트 유적 여행은 영원히 기억될 것만 같은 느낌이다.
“12년 전, 빛의 채석장은 본격적인 미디어 파사드 공연을 위해 100개의 프로젝터를 설치하고, 채석장의 구조물에 맞는 맞춤형 콘텐츠를 제작했다. 이로써 버려진 채석장에는 빛과 소리로 움직이는 전시 공간이 된 것이다.”
2013년 ‘모네, 르누아르… 샤갈 전을 시작으로 매년 새로운 작품이 미디어 파사드로 선보이고 있다. ▲클림트와 비엔나(2014),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데 빈치, 라파엘(2015), ▲샤갈, 한여름의 꿈(2016), ▲보쉬, 브루겔, 아르침볼트의 환상적이고 멋진 세계(2017), ▲피카소와 스페인의 거장들(2018), ▲반 고흐, 별이 빛나는 밤(2019), ▲달리, 끝없는 수수께끼(2020), ▲프로방스의 주인 세잔(2021), ▲베네치아, 카날레토에서 모네까지(2022), ▲베르메르에서 반 고흐까지(2023), 그리고 올해는 ‘이집트 파라오’라는 주제로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빛의 채석장’ 작품들은 2020년 10월 개관한 제주 빛의 벙커에서도 전시(▲빈센트 반 고흐, ▲클림트, ▲모네, 르누아르…샤갈, ▲세잔, 프로방스의 빛) 했었으며, 현재는 ‘샤갈, 파리에서 뉴욕까지’를 전시 중이다.
공연장을 빠져나오면 고대 궁궐의 흔적을 연상케 하는 채석장이 눈에 들어온다. 거대한 돌기둥이 세워지고 안으로 계속 이어져 있는 모습을 보면, ‘고대 왕궁으로 들어가는 통하는 밀실 통로가 아니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웅장함이 느껴진다.
현장에서 만난 미국인 관광객 지니 씨는 “‘이집트 파라오’ 미디어 파사드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고대 역사와 오리엔탈리스트의 예술가들을 주제로 채석장과 문화가 상호작용을 한다는 점에서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중세 시대의 여러 채석장 중의 하나였던 그랑 퐁(Grands Fonds) 채석장이 폐쇄된 시기는 1935년. 강철과 콘크리트와 같은 새로운 건축 자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돌보다 더 경제적인 재료들이 돌 채석장을 위협해 왔고, 결국 문을 닫아야만 했다.
이후 70년 넘게 방치되었던 것을 1959년 새로운 예술적 작업이 진행됐는데, 바로 영화감독 장 콕토의 ‘오르페의 유언’ 촬영 장소였습니다. 지금도 작은 전시실에는 장 콕토의 영화 클립 장면들이 상영되고 있다.
‘오르페의 유언’ 영화를 기점으로 이 공간은 1975년에는 초기 미디어 아트의 형태인 ‘이미지 쇼’를 진행했으며, 2012년 미디어 파사드 작품을 선보이며, 성공적인 문화예술 공연장으로 변신하게 된 것이다.
“방문객 머리 위로 떨어질 수 있는 낙성 방지를 위해 지질 기술 작업과 균열 등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를 설치해 모든 구석을 철저히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드빅 씨는 안전을 우선으로 하는 ‘빛의 채석장’이 되기 위해서는 천장에서 조그만 돌멩이 하나라도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해당 프로젝트가 가능함을 보여주기 위해 면밀한 기획과 설명회를 통해 주장하고, 시청 측에서 방치된 장소들을 새롭게 활용하는 대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그 예가 안내 표지판을 활용하는 것인데, 개발 전 채석장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이곳에서 어떤 ‘삶’이 존재했었는지를 설명해 주는 안내판들이 있다.
‘빛의 채석장’을 둘러본 김대동 황등아트앤컬쳐 총감독은 “건축가의 설계 도면대로 채석을 한 것처럼 공간과 기둥들이 자연스럽게 배치되어 있어 놀랐다”라며 “옛 폐석산의 역사적 공간과 매년 새로운 소재로 상영되는 미디어 파사드로 인해 관광객들이 이곳에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동 총감독은 “영상이 펼쳐지는 채석장 벽면이 황등석산의 벽면처럼 직사각형 형태로 되어 있어, 향후 황등석산 미디어 파사드 공연을 준비할 때 많은 도움이 되었다”라며 “70년 동안 방치된 폐석산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동시에 과거를 잊지 않도록 이곳의 역사를 들려주고 있는 점도 배워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빛의 채석장’으로 가는 산 중턱에서 차를 잠시 멈추면 하늘과 맞닿은 거대한 성채를 만날 수 있다. 거대한 돌덩이 위에는 부서진 성벽과 사방을 둘러볼 수 있는 요새, 그리고 수십 채의 빨간 지붕과 넓은 광장이 있다.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중의 하나인 ‘레 보 드 프로방스’이다.
레 보 드 프로방스는 ‘빛의 채석장’에서 5분 거리에 있다. 빛의 채석장은 보드프로방스와의 결합 티켓을 통해 샤토 데 보드 프로방스 입장권 50% 할인 혜택이 주어지며, 보 드 프로방스 패스로 ‘파라오의 이집트’와 ‘오리엔탈 리스트’ 전시회를 관람할 수 있다.
스테판 바랄 레 보 드 프로방스 관광센터 총괄 디렉터는 “해마다 세계에서 150만 명의 관광객이 이 마을을 방문한다. 그래서 우리 마을을 프로방스의 등대라고 부르기도 한다”라며 “1935년 채석장이 문을 닫으면서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찾아 마을을 떠나기도 했지만, 빛의 채석장이 문을 열면서 마을이 활기를 되찾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자가용이나 대형 버스, 자전거를 이용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돌로 만든 마을의 구석구석을 들여다본다. 마을 사람들이 떠난 집들은 식당과 매장이 되고, 호텔과 민박업소로 활용되고 있다. 미쉐린 가이드에서 최고 평점인 별 세 개를 받은 식당도 있다.
십자가가 세워진 마을 입구를 지나면 좁은 골목길이 여러 갈래로 나누어진다. 아랫길로 가면 성당을 만날 수 있으며, 잠시 산 아래의 풍경을 감상할 수도 있다.
식당과 매장의 모습이 활기찬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면 넓은 광장이 나오는데, 옛 영주가 소유했던 논, 밭, 과수원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넓은 광장을 거닐면서 느낀 점은 당시 봉건 영주였던 보 가문은 인근의 영주와 교황을 상대로 치열한 전투를 벌일 정도로 훌륭한 요새의 조건을 갖춘 곳임에 틀림이 없다는 것이다. 보 가문은 15세기 대가 끊기면서 프랑스 왕실로 편입되었다고 한다.
마을 주민인 에비타 씨는 “대부분의 관광객이 ‘빛의 채석장’을 보러 온다. 이 채석장은 정말 중요한 관광자원이다.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빛의 채석장 덕분에 우리 마을에는 관광객으로 넘쳐난다”라고 말했다.
<조용식(여행작가)>
① 중국 인터콘티넨털 상하이 원더랜드
② 프랑스 아비뇽 빛의 채석장
③ 오스트리아 에르츠베르크 광산
④ 한국 폐석산의 현황과 문제점
흰색의 석회암이 네모난 직사각형으로 깎아진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남프랑스 아를지방의 빛의 채석장(Carrières des Lumières) 내부는 마치 바위를 파고든 듯한 지하 광장과도 같다. 거대한 지하 광장에는 채석한 흔적이 선명한 네모반듯한 기둥이 세워져 있어 마치 고대 건축물의 현장인 것처럼 느껴지는 이곳은 레 보 드 프로방스 마을과 성을 짓기 위한 채석장이었다.
“1500만 년의 돌을 만지고 발견할 수 있어”
‘빛의 채석장’의 총괄 디렉터인 드빅 씨는 “이 돌의 역사는 약 1500만 년이 되었다. 이곳에서는 돌을 만지고 발견할 수 있는 ‘매력’이 있는 곳”이라며 “채석장은 매우 직선적이고 잘 설계된 영화관보다 더 의미가 있는 자연적인 미디어 공간”이라고 말했다.
티켓 판매를 하는 입구에는 ‘이집트 파라오’ 미디어 파사드 공연 전시를 안내하는 포스터가 걸려 있었다. 관람객이 입장하고, 동선을 따라 예전의 채석장 형태를 관람하는 사이 조명이 꺼지고 공연이 시작된다.
거대한 석벽과 기둥으로 일렁이는 파도를 배경으로 이집트 파라오를 상징하는 문양들이 등장한다. 당시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농업, 수렵, 어업 등의 모습과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영상들이 벽면마다 각각의 모습으로 연결되어 거대한 영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거대한 돌 하나하나를 채석해 운반했던 당시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장면에서부터 돌을 한 계단 한 계단 쌓아 올려 피라미드를 만드는 과정도 영상은 놓치지 않고 있다.
이집트 왕관과 네메시스를 쓰고 있는 아멘호테프 3세, 투탕카멘의 황금마스크, 파피루스 기록물을 통해 고대 이집트를 엿볼 수 있는 장면들을 감동적으로 그려주는 미디어 파사드. 30분간의 미디어 파사드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이집트 유적 여행은 영원히 기억될 것만 같은 느낌이다.
“12년 전, 빛의 채석장은 본격적인 미디어 파사드 공연을 위해 100개의 프로젝터를 설치하고, 채석장의 구조물에 맞는 맞춤형 콘텐츠를 제작했다. 이로써 버려진 채석장에는 빛과 소리로 움직이는 전시 공간이 된 것이다.”
매년 새로운 미디어 파사드 작품 공개로 관람객 유치
2013년 ‘모네, 르누아르… 샤갈 전을 시작으로 매년 새로운 작품이 미디어 파사드로 선보이고 있다. ▲클림트와 비엔나(2014),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데 빈치, 라파엘(2015), ▲샤갈, 한여름의 꿈(2016), ▲보쉬, 브루겔, 아르침볼트의 환상적이고 멋진 세계(2017), ▲피카소와 스페인의 거장들(2018), ▲반 고흐, 별이 빛나는 밤(2019), ▲달리, 끝없는 수수께끼(2020), ▲프로방스의 주인 세잔(2021), ▲베네치아, 카날레토에서 모네까지(2022), ▲베르메르에서 반 고흐까지(2023), 그리고 올해는 ‘이집트 파라오’라는 주제로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빛의 채석장’ 작품들은 2020년 10월 개관한 제주 빛의 벙커에서도 전시(▲빈센트 반 고흐, ▲클림트, ▲모네, 르누아르…샤갈, ▲세잔, 프로방스의 빛) 했었으며, 현재는 ‘샤갈, 파리에서 뉴욕까지’를 전시 중이다.
공연장을 빠져나오면 고대 궁궐의 흔적을 연상케 하는 채석장이 눈에 들어온다. 거대한 돌기둥이 세워지고 안으로 계속 이어져 있는 모습을 보면, ‘고대 왕궁으로 들어가는 통하는 밀실 통로가 아니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웅장함이 느껴진다.
현장에서 만난 미국인 관광객 지니 씨는 “‘이집트 파라오’ 미디어 파사드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고대 역사와 오리엔탈리스트의 예술가들을 주제로 채석장과 문화가 상호작용을 한다는 점에서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중세 시대의 여러 채석장 중의 하나였던 그랑 퐁(Grands Fonds) 채석장이 폐쇄된 시기는 1935년. 강철과 콘크리트와 같은 새로운 건축 자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돌보다 더 경제적인 재료들이 돌 채석장을 위협해 왔고, 결국 문을 닫아야만 했다.
이후 70년 넘게 방치되었던 것을 1959년 새로운 예술적 작업이 진행됐는데, 바로 영화감독 장 콕토의 ‘오르페의 유언’ 촬영 장소였습니다. 지금도 작은 전시실에는 장 콕토의 영화 클립 장면들이 상영되고 있다.
‘오르페의 유언’ 영화를 기점으로 이 공간은 1975년에는 초기 미디어 아트의 형태인 ‘이미지 쇼’를 진행했으며, 2012년 미디어 파사드 작품을 선보이며, 성공적인 문화예술 공연장으로 변신하게 된 것이다.
“조그만 돌멩이 하나라도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 안전 강조
“방문객 머리 위로 떨어질 수 있는 낙성 방지를 위해 지질 기술 작업과 균열 등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를 설치해 모든 구석을 철저히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드빅 씨는 안전을 우선으로 하는 ‘빛의 채석장’이 되기 위해서는 천장에서 조그만 돌멩이 하나라도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해당 프로젝트가 가능함을 보여주기 위해 면밀한 기획과 설명회를 통해 주장하고, 시청 측에서 방치된 장소들을 새롭게 활용하는 대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그 예가 안내 표지판을 활용하는 것인데, 개발 전 채석장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이곳에서 어떤 ‘삶’이 존재했었는지를 설명해 주는 안내판들이 있다.
‘빛의 채석장’을 둘러본 김대동 황등아트앤컬쳐 총감독은 “건축가의 설계 도면대로 채석을 한 것처럼 공간과 기둥들이 자연스럽게 배치되어 있어 놀랐다”라며 “옛 폐석산의 역사적 공간과 매년 새로운 소재로 상영되는 미디어 파사드로 인해 관광객들이 이곳에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동 총감독은 “영상이 펼쳐지는 채석장 벽면이 황등석산의 벽면처럼 직사각형 형태로 되어 있어, 향후 황등석산 미디어 파사드 공연을 준비할 때 많은 도움이 되었다”라며 “70년 동안 방치된 폐석산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동시에 과거를 잊지 않도록 이곳의 역사를 들려주고 있는 점도 배워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빛의 채석장’으로 가는 산 중턱에서 차를 잠시 멈추면 하늘과 맞닿은 거대한 성채를 만날 수 있다. 거대한 돌덩이 위에는 부서진 성벽과 사방을 둘러볼 수 있는 요새, 그리고 수십 채의 빨간 지붕과 넓은 광장이 있다.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중의 하나인 ‘레 보 드 프로방스’이다.
레 보 드 프로방스는 ‘빛의 채석장’에서 5분 거리에 있다. 빛의 채석장은 보드프로방스와의 결합 티켓을 통해 샤토 데 보드 프로방스 입장권 50% 할인 혜택이 주어지며, 보 드 프로방스 패스로 ‘파라오의 이집트’와 ‘오리엔탈 리스트’ 전시회를 관람할 수 있다.
스테판 바랄 레 보 드 프로방스 관광센터 총괄 디렉터는 “해마다 세계에서 150만 명의 관광객이 이 마을을 방문한다. 그래서 우리 마을을 프로방스의 등대라고 부르기도 한다”라며 “1935년 채석장이 문을 닫으면서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찾아 마을을 떠나기도 했지만, 빛의 채석장이 문을 열면서 마을이 활기를 되찾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자가용이나 대형 버스, 자전거를 이용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돌로 만든 마을의 구석구석을 들여다본다. 마을 사람들이 떠난 집들은 식당과 매장이 되고, 호텔과 민박업소로 활용되고 있다. 미쉐린 가이드에서 최고 평점인 별 세 개를 받은 식당도 있다.
십자가가 세워진 마을 입구를 지나면 좁은 골목길이 여러 갈래로 나누어진다. 아랫길로 가면 성당을 만날 수 있으며, 잠시 산 아래의 풍경을 감상할 수도 있다.
식당과 매장의 모습이 활기찬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면 넓은 광장이 나오는데, 옛 영주가 소유했던 논, 밭, 과수원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넓은 광장을 거닐면서 느낀 점은 당시 봉건 영주였던 보 가문은 인근의 영주와 교황을 상대로 치열한 전투를 벌일 정도로 훌륭한 요새의 조건을 갖춘 곳임에 틀림이 없다는 것이다. 보 가문은 15세기 대가 끊기면서 프랑스 왕실로 편입되었다고 한다.
마을 주민인 에비타 씨는 “대부분의 관광객이 ‘빛의 채석장’을 보러 온다. 이 채석장은 정말 중요한 관광자원이다.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빛의 채석장 덕분에 우리 마을에는 관광객으로 넘쳐난다”라고 말했다.
<조용식(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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