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기습당한 본토 지키려고 우크라 전장 병력 일부 빼내”
우크라, 쿠르스크 공격 지속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본토 공격 9일째인 14일(현지시간) 쿠르스크 지역에서 1~2㎞를 더 진격했고 러시아 군인 100명 이상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올렉산드르 시스르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의 화상보고 영상을 텔레그램에 올리며 이같이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6일 접경 지역인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에 진입한 뒤 본토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12일 기준 러시아 영토 1000㎢를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날에는 하루 새 3㎞를 진격해 러시아 영토 40㎢를 추가로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사실이라면 파죽지세로 진군 속도를 내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기습당한 본토를 지키느라 우크라이나 전장에 배치한 병력 일부를 빼내기 시작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4일 미국과 우크라이나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가 쿠르스크를 급습한 우크라이나의 공세를 물리치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장에 배치했던 병력 일부를 철수시키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의 움직임은 러시아를 교묘하게 방어 태세에 몰아넣고, 그동안 러시아가 우위를 점해왔던 전장에서 새로운 전선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공격을 계속 격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 12일 기준 우크라이나군이 40㎞ 전선을 따라 12㎞까지 진입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우크라이나군이 주장하는 면적의 절반 수준이다.
AFP통신은 전날 미국 전쟁연구소(ISW) 자료를 분석한 결과 양측이 주장하는 넓이의 중간 정도인 800㎢를 우크라이나가 장악했다고 보도했다. ISW는 러시아 소식통을 인용해 두 나라 군대가 국경에서 17~30㎞ 떨어진 지역에서 교전 중이라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저녁 연설에서는 “오늘 쿠르스크 지역에서 진격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우리는 전략적 목표에 다가서고 있다”면서 “규칙을 준수해 싸우는 게 중요하고 이 지역의 인도주의적 필요가 충족돼야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날 대책회의를 열고 쿠르스크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양방향으로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 통로를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호르 클리멘코 내무장관은 “쿠르스크에 완충지대를 만드는 것은 매일 벌어지는 적의 공격에서 우리 국경 지역 주민을 보호하려는 조치”라고 말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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