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2학기 등록 코앞인데…집단 유급·교원 확보·시설 확충 문제 ‘첩첩산중’
다음주면 2학기 등록이 시작되지만 6개월째 수업을 거부 중인 의대생들이 학교에 복귀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의대생 집단 유급, 교원 확보, 시설 확충 등 의대 교육과 관련된 쟁점들이 산적해 있다.
15일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공개한 국립대 의대 10곳의 2학기 등록금 납부 기간 자료를 보면, 대학별 등록 기간은 이달 20일부터 30일 사이다. 10개 대학 모두 추가등록 기간을 두거나 의대생을 위해 별도 납부 시기를 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부산대·충남대·충북대·전북대·경상국립대·제주대는 9월 초에 추가등록 기간을 뒀다. 부산대는 9월24일, 제주대는 9월27일, 경상국립대는 10월2일, 전북대는 10월14일, 충남대는 10월24일, 충북대는 10월 말에 최종 등록을 시작한다. 경북대는 11월 이후에 의대생 별도 납부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고 충북대는 2학기 등록 기간을 12월까지 연장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학들이 의대생 특혜라는 비판을 무릅쓰고도 2학기 등록 기간을 연장하는 이유는 학칙에 있는 ‘미등록 제적’ 조항 때문이다. 총장의 휴학 허가를 받지 않고 소정의 기간 내에 등록하지 않은 학생은 제적된다. 교육부가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을 승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2학기 등록을 연말로 늦춰서라도 대규모 제적 사태를 막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대학들은 집단 유급 사태를 막기 위해 성적 처리 기한을 내년 1~2월로 미루는 등 의대 학사운영 규정도 개정하고 있다.
의대 교수 충원 규모를 두고도 교육부와 대학 사이 의견 차이가 난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의대 정원 증원 수요조사서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내년도 정원이 늘어난 전국 32개 의대는 2025년부터 2030년까지 기초·임상의학 교수로 4301명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립대 9곳은 2363명, 사립대 23곳은 1938명의 교수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3년간 국립대 전임교원을 1000명 배치하겠다는 교육부 방침과는 차이가 커 모든 의대가 충분히 교원을 확보할지 미지수다.
교육부는 현재 전국 40개 의대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평균 1.6명이라 증원해도 법정 기준(교수 1인당 학생 8명)을 충족한다고 밝혔다. 의료계는 기초의학 교수와 임상의학 교수를 분리하지 않고 계산한 것으로 인한 착시효과라고 반박한다. 강 의원은 “교수 채용에 대한 정부의 구체적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대학들은 의대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시설 확충도 요구하고 있다. 진 의원실이 비수도권 소재 국립대 의대 9곳의 수요조사서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증원 이후 국립대 의대생 1인당 교육시설 연면적이 최대 45㎡까지 축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 의원은 “의대 증원 이후 교수진과 시설 확보가 되지 않으면 의료 교육환경을 담보하지 못할 것”이라며 “의대 현장에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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