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의 ‘무서운 부활’…미국 제재가 결국 발목 잡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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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중 제재는 결국 '더 강한 화웨이'라는 역효과를 낳을까.
그간 미국에 맞선 화웨이의 대응은 최첨단 기술은 없지만 이를 어느 정도 대체할 능력을 갖춘 중국 기업들과 협력하는 방식이었다.
에스엠아이시는 미국의 제재 이후 티에스엠시(TSMC) 대신 화웨이의 칩을 생산해왔는데, 극자외선장비(EUV) 같은 첨단 노광장비의 수입이 막힌 상황에서 기존 심자외선장비(DUV)로 7㎚ 반도체 생산에 성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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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중 제재는 결국 ‘더 강한 화웨이’라는 역효과를 낳을까.
중국 화웨이가 무서운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려한 부활에 성공한 데 더해 인공지능(AI) 반도체에서도 엔비디아에 견줄 만한 성과를 예고하고 나섰다. 중국의 반도체 제조업 굴기에 기대 약진해온 화웨이의 성공 신화가 계속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화웨이 지주회사의 재무제표를 보면, 회사는 올해 1분기(1~3월) 매출 1785억위안(약 34조원), 영업이익 224억위안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각각 36.7%, 572.8% 뛴 것이다. 2021년 매출이 30% 가까이 내려앉는 등 미국의 대중 제재 집중포화로 입었던 타격을 딛고 일어나는 모습이다.
화웨이의 무서운 성장세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집계를 보면, 올 2분기 화웨이의 중국 내 스마트폰 출하량은 1년 전보다 44.5% 늘었다. 그러면서 점유율도 11.3%에서 15.4%로 뛰었다. 대부분 미국 애플이 갖고 있던 점유율을 뺏어온 것이다. 지난해 회로 선폭이 7나노미터(㎚)인 반도체를 탑재한 스마트폰 ‘메이트 60’을 선보이며 세상을 놀라게 한 데 이어 성공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에서 또 다른 대박을 터뜨릴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최근 보도를 보면, 화웨이는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칩 ‘어센드 910C’의 성능이 엔비디아가 지난해 선보인 ‘H100’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고객사에 설명했다. 사실이라면 첨단 인공지능 칩 수입이 막혀 있는 중국 시장에서 상당한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는 평가다.
시장의 눈길은 이제 ‘화웨이 신화’의 비결과 그 지속가능성에 쏠리고 있다. 그간 미국에 맞선 화웨이의 대응은 최첨단 기술은 없지만 이를 어느 정도 대체할 능력을 갖춘 중국 기업들과 협력하는 방식이었다. 대표적 사례가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에스엠아이시(SMIC)다. 에스엠아이시는 미국의 제재 이후 티에스엠시(TSMC) 대신 화웨이의 칩을 생산해왔는데, 극자외선장비(EUV) 같은 첨단 노광장비의 수입이 막힌 상황에서 기존 심자외선장비(DUV)로 7㎚ 반도체 생산에 성공하기도 했다. 화웨이가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려한 부활을 할 수 있었던 이유다. 화웨이의 새 인공지능 칩도 에스엠아이시에서 만들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에스엠아이시가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일단 심자외선장비만으로 5㎚ 이하 첨단 반도체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업계는 이 경우 수율이 낮고 시간도 더 오래 걸려 극자외선장비를 쓸 때에 비해 비용이 50%가량 불어날 것으로 본다. 이미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에스엠아이시가 늘어난 비용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도 문제다. 회사의 올 2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21.8% 증가한 반면 순이익은 59.1% 급감했다.
결국 화웨이의 후속작이 일종의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화웨이는 올해 말 출시하는 스마트폰 신작 ‘메이트 70’에 5㎚ 칩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 7㎚로 선회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비싼 비용과 낮은 수율이 발목을 잡았다는 것이다. 이 경우 글로벌 경쟁사의 기술 수준을 따라잡기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지난달 “(화웨이가 성능을 위해 5㎚를 고집한다면) 상당한 마진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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