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간다] 유네스코 등재 사도광산 가보니‥관람객들 '강제성 몰라'
[뉴스데스크]
◀ 기자 ▶
바로간다, 사회팀 제은효 기자입니다.
일본 사도광산 앞에 나와있는데요, 이렇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축하하는 현수막들이 곳곳에 걸려있습니다.
조선인 강제동원의 아픈 역사가 서린 곳으로 당초 한국 정부는 유산 등재에 반대해 왔는데, 한일 협상 이후 찬성으로 입장을 바꾸면서 유산 등재가 가능해진 겁니다.
협상결과에 대해 한국 정부는 일본이 조선인 노동자 전시실을 마련하는 등 과거보다 진전됐다고 강조했는데요.
과연 그런지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조선인 노동자들이 많이 동원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도유 갱도입니다.
여름 성수기 하루 평균 관람객은 천 명 이상으로 서늘한 갱도는 관람객들로 붐빕니다.
갱도 끝은 채광도구 전시실로 연결됩니다.
한쪽 벽면에 걸린 사도광산 근대사 연표에서 조선인 노동자 기록을 찾을 수 있습니다.
'조선인 노동자의 일본 동원을 시작했다','패전에 따라 조선인 노동자가 돌아갔다'고 돼 있습니다.
사도광산에 있는 조선인 노동자에 대한 유일한 기록인데, '강제'란 표현은 없습니다.
한일 협상에 따라 마련된 전시실은 광산에서 2킬로미터 떨어진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에 설치됐습니다.
하지만 사도광산 관람객 대부분 향토 박물관을 모르거나 갈 계획이 없다고 합니다.
[아사이/관람객] "<거기(아이카와 박물관)에 갈 생각이 있나요?> 아이카와? <아이카와 향토 박물관.> 모르겠는데요."
[크로사와/관람객] "(아이카와 박물관은) 가지 않습니다. 3일째 머무르고 있는데 관광목적으로 왔기 때문에‥"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을 찾아가봤습니다.
아이카와 향토박물관 1층입니다.
지금부터 조선인 노동자들에 대한 기록이 있는 전시실로 이동해 보겠습니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 좁은 전시실에 도착했는데요. 이곳이 조선인 노동자들에 대한 기록이 있는 유일한 곳입니다.
전시실 이름은 한반도 출신자를 포함한 광부들의 삶으로, 4평 남짓한 공간입니다.
안내문에는 조선인 노동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더 위험한 일을 했다고 돼 있습니다.
7명이 도망쳤고 3명이 투옥됐다는 기록이 담배 지급 명부에 남아있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강제성을 짐작할 수 있는 설명은 이게 전부입니다.
일본어, 영문 안내문 어디에도 '강제'란 단어는 없습니다.
오히려 옆에 공개 채용했다거나 체불임금을 줬다는 등 강제노동이 아닌 것처럼 혼동시킬 법한 내용도 나옵니다.
실제로 관람객들은 전시를 보고도 강제 동원이었던 건 몰랐다고 말합니다.
[나가사와 하르마/관람객] "조선 반도 출신자들이 와서 채굴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 전시물을 보고 (조선인이) 강제동원을 당했다거나 하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습니까?> 네."
박물관 측은, 논란은 알지만 수정을 검토할 권한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쇼지 하르카/학예사] "뉴스를 통해서 한국에 논란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내용을 바꿀 권한은 없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도광산에서 차로 7분 거리에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키라리움 관광센터가 있지만, 이곳에도 강제동원에 관한 기록은 없었습니다.
바로간다 제은효입니다.
영상취재: 김신영 / 영상편집: 이유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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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김신영 / 영상편집: 이유승
제은효 기자(jenyo@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627315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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