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집권당, 패통탄 친나왓 새 총리 후보로···탁신 전 총리 딸
태국 집권 여당이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막내딸 패통탄 친나왓 프아타이당 대표(37)를 신임 총리 후보로 택했다고 15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태국 하원에서 연립정부 내 제1당인 프아타이당은 이날 패통탄 대표를 차기 총리 후보로 발표했다.
전날 헌법재판소에서 세타 타위신 전 총리가 위헌 판단에 따라 해임된 지 하루 만이다. 세타 전 총리 해임 직후 프아타이당을 필두로 한 연정 소속 정당들은 탁신 전 총리의 자택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차기 총리 후보를 물색했다.
패통탄은 탁신 전 총리의 막내딸로, 가족 소유 기업을 경영하다가 2021년 정계에 입문했다. 정치 신인이지만 탁신 전 총리 후광에 힘입어 정권 실세로 꼽혀 왔다.
이같은 선출 ‘속도전’ 배경은 세타 전 총리가 집권 만 1년도 채우지 못한 채 해임된 파장을 빠르게 수습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제1당 전진당이 헌재 판결로 해산돼 정계 혼란이 인 데 잇따른 ‘2연타’로, 정치 불안정이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준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현지 언론은 한때 소식통을 인용해 차이까셈 니띠시리(76) 전 법무부 장관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탁신 전 총리가 현 정치 상황에서 딸이 총리직을 맡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열린 프아타이당 의원 총회에서 패통탄을 후보로 지명하자는 의견이 우세했다. 의원들은 고령으로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차이까셈 장관보다 젊고 건강한 패통탄을 선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이까셈 전 장관의 ‘사법 리스크’도 우려 요소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헌재는 세타 전 총리가 ‘뇌물 스캔들’로 징역형을 받은 적 있는 피칫 추엔반을 장관으로 기용한 것이 위헌이라고 판단했는데, 차이까셈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태국 하원은 16일 특별 회의를 열어 차기 총리 선출을 논의할 예정이다. 총리 선출을 위해서는 현 하원 전체 의원 493명 중 과반(247표)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현재 연정 소속 11개 정당 의원은 314명으로, 이변이 없는 한 인준이 유력시된다. 다만 전진당이 재창당한 인민당은 패통탄 총리 승인 투표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인준 절차가 마무리되면 패통탄 대표는 태국 역대 두번째 여성 총리가 된다. 아버지 탁신 전 총리와 고모인 잉락 전 총리를 잇는 친나왓 집안의 세 번째 총리이기도 하다. 탁신 전 총리는 지금도 집권 여당의 실질적 지도자로 꼽힌다.
AP통신은 “탁신 전 총리는 태국 정치인 중 최초로 (단일 정당으로) 전체 의석 과반을 차지한 인물”이라며 “그의 여전한 인기는 패통탄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짚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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