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 온라인 중계로 창원시의회 투명성 강화”
- 인사권 독립·직원 역량 강화 추진
- 종이 없는 회의 등 ESG 경영 도입
- “시민이 체감하는 변혁 이루겠다”
“1995년 당시 마산시의원으로 처음 당선돼 벌써 7선입니다. 비결이요? 시민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소신과 철학이죠. 이번에 의장 자리에 오르면서 또 다른 책임감을 느낍니다.”
제4대 경남 창원시의회 후반기 의장 임기 두 달째를 맞은 손태화(67) 의원은 15일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험과 새로운 각오를 앞세운 개혁을 통해 ‘더 강한 의회’를 만들겠다는 열의를 내비쳤다.
손 의장은 한 때 창원과 함안에서 기계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촉망받는 기업인이었다. 1982년 25살 나이에 대한민국 최초·최연소로 ‘기계가공 기능장’ 타이틀을 거머쥔 손 의장은 3년 뒤 980만 원의 자본금으로 혈혈단신 업계에 발을 들여 IMF 사태를 맞기 전까지 법인·개인 회사 4개, 총자산 40억 원 수준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그는 “당시 국내 유수 대기업의 1차 협력 업체 역할을 담당했다”며 “기아가 ABS(Anti-lock Brake System)를 국산화할 때 월 10만 개의 부품 생산 위탁을 제안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이런 기업 활동에 필요한 폭넓은 사회 활동은 정치계 입문 계기가 됐다. 한국청년지도자연합회 마산지회장을 맡았던 그는 선대 회장과 강삼재 전 국회의원의 권유로 1991년 지방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준비 시간이 고작 두 달에 불과했던 게 패배의 원인이었다. 그러나 후보 4명 중 2번째로 많은 득표를 하면서 가능성을 봤다. 그는 당시 동사무소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였으나 4년간 절치부심한 끝에 1995년 선거에서 당선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3선 임기를 수행할 때까지만 해도 보수 체계가 잡혀 있지 않았다”며 “회의 때마다 지급하는 수당 7만 원이 유일한 ‘봉사료’였다. 1년 꼬박 출석해도 고작 560만 원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손 의장은 이런 상황에도 ‘월화수목금금금’ 의정활동을 이어갔다. 이에 보상이라도 하듯 표심은 늘 그에게로 향했고, 2022년 지선에서 지역 최다 7선 타이틀을 안았다. 20년 넘게 이어진 의정 활동은 그에게 시민 이익에 반하는 불의에 맞서는 강단과 지역 사정을 훤히 들여다보는 통찰력을 줬다.
손 의장은 2006년 해안선 30㎞ 절경을 자랑하던 마산 가포해수욕장을 매립해 항구를 만드는 도시기본계획에 반대표를 던지고, 2005년 민간사업자를 배불리는 팔룡터널 건설을 지속해서 만류하는 등 시민을 위하는 소신과 철학을 굽히지 않았다. 특히 그는 민의가 아닌 당익에 우선하는 구조를 만드는 ‘지방 기초의원 공천제’ 도입 반대에 앞장서다 2006년 선거에서 낙선을 경험했다.
이런 뚝심 있는 행보의 배경에는 담당 분야에 정통한 실력이 자리한다. 2022년 8월 도시재생 부문 부동산학 박사 과정을 이수했고, 지난해엔 드론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들 모두 상임위 활동이나 관련 조례 제정을 계기로 관심을 두게 된 분야다.
의장 자리에 오른 그가 가만있을 리 만무하다. 손 의장은 인사권 독립 실현 등을 필두로 임기 2년 내 의회 개혁을 꿈꾼다. 그는 “현재 집행부에서 파견한 직원 10명이 있는데, 이들이 복귀하고 전입하거나 신규 채용하면 의회직 100%를 달성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손 의장은 더 중요한 건 의회 직원의 역량과 전문성 강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직원이 어느 자리나 위치에서도 의정 활동을 지원하는데 막힘이 없어야 한다”며 “이런 이유로 7월 정기인사에서 지역 의회 처음으로 팀장급 이상 90%를 상대로 순환보직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종이책 없는 회의와 전자책 발간을 앞세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상임위 온라인 중계를 통한 투명성 제고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손 의장은 “직원에게도 ‘한다면 한다’고 언급하며 의지를 내보인다. 시민이 ‘희망찬 미래를 여는 시의회’를 체감하도록 확실하게 변혁을 이루겠다”며 “시민 지지와 성원 없이는 안 된다.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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