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화재’ 인천 아파트...이번엔 ‘주차 전쟁’ 불붙어

정성식 기자 2024. 8. 15.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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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 주차하기가 위험하고 불편한데다 주변 이웃들에게 너무 죄송합니다. 주차 공간이 빨리 생기면 좋겠습니다."

지난 1일 전기차 화재로 지하 주차장 대다수가 불에 타 이용을 제한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인천 서구 청라동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전기차 화재로 이용이 불가능해지면서 아파트 입주민들은 물론, 인근 주민들도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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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주차장 통제… 길가 무단 주차 ‘빼곡’ 안전사고 우려
학교운동장 개방에도 부족… 이상민 장관 “임시 주차 공간 확보 최선”
15일 오전 10시께 인천 서구 제일풍경채 2차 아파트 인근. 횡단보도 주변 주차 금지라는 안내판이 무색하게 많은 차량이 서있다. 정성식기자

 

“길가에 주차하기가 위험하고 불편한데다 주변 이웃들에게 너무 죄송합니다. 주차 공간이 빨리 생기면 좋겠습니다.”

15일 오전 10시께 인천 서구 청라동 전기차 화재로 전국을 들썩이게 한 제일풍경채 2차 아파트 인근 도로. 황색선을 그려 놓은 도로 양 옆은 주차한 차량들로 빼곡하다. 수많은 차량이 꼬리를 물듯 주차해 마치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이곳에서 유(U)턴을 하는 차량들은 길가에 주차한 차량을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간다. 맞은편 다른 아파트 입구에는 횡단보도 주변에는 주차하지 말라는 안내판을 붙였지만, 효과는 없다.

지난 1일 전기차 화재로 지하 주차장 대다수가 불에 타 이용을 제한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택시를 운전하는 김상훈씨(55)는 “여기는 화재 첫날부터 계속 이 모양”이라며 “아까도 여러 차가 U턴을 하다가 주차한 차량들 때문에 사고가 날 뻔했다”고 말했다.

아파트 입주민들도 곤란하기는 마찬가지다. 멀쩡하던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울 수 없게 되자 어쩔 수 없이 인근 도로에 주차를 하는데, 인근 다른 아파트 주민들이 보내는 따가운 눈총도 견디기 힘들다.

아파트 입주민 A씨는 “주차할 곳이 없어 몇 바퀴나 돌다가 집에서 좀 떨어진 곳에 주차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매일 주차 전쟁도 지치는데 인근 아파트에서 안전사고를 우려해 민원을 많이 넣는다는 얘기도 들어 그 분들에게도 죄송하지만 우리도 별다른 방법이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고 덧붙였다.

인천 서구 청라동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전기차 화재로 이용이 불가능해지면서 아파트 입주민들은 물론, 인근 주민들도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이날 인천 서구에 따르면 불에 타버린 지하 주차장 1~2층은 약 2천200면의 주차 공간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불이 난 뒤부터 통제를 시작해 주민들은 바깥에 주차해야 한다. 구는 청람초등학교 등 인근 5개 학교 운동장을 개방해 차량을 수용하고 있지만,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수용하던 양에 비하면 턱 없이 부족하다. 더욱이 학교들이 개학일에 맞춰 폐쇄할 가능성도 있어 주민 불편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구는 16일 지하주차장 임시 청소를 마치고 오는 17일부터 순차적으로 주차장 이용을 허용할 계획이지만, 어느 정도 개방할지는 미지수다. 구는 상황을 고려해 오는 25일까지 주차 단속을 유예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위험한 도로 위 주차 보다는 최대한 많은 임시 주차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입주민 대표회는 지난 14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만나 “주차 문제로 많은 민원과 불편함을 겪고 있다”며 “적어도 지하 주차장 수리가 끝날 때 까지는 다른 주차장 확보를 도와줬으면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현장을 방문해보니 도로 양쪽에 무질서하게 주차한 차량들로 주민과 아이들이 매우 위험해 보였다”며 “지자체와 협의해 임시 주차 공간을 확보하는데 중앙정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정성식 기자 jss@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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