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는 친일방송? 기미가요+태극기 오류 사과에도 비난받는 이유 [Oh!쎈 이슈]
[OSEN=하수정 기자] KBS가 공영방송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한 어이없는 행보로, 전 국민적 공분을 샀다. 편성 때부터 문제 삼았던 '나비부인'을 기어이 방송하더니 결국 사과문을 내놨고, 태극기의 좌우가 바뀌는 황당한 실수까지 저질렀다. 이 모든 게 광복절 당일에 벌어져, 급기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친일 방송이냐?"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8월 15일은 제79회 광복절로, 1945년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것을 기념하고, 임시정부 법통을 계승한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축하하는 의미있는 날이다. 그러나 이날 0시, KBS1에서는 'KBS 중계석'이 방영됐고, 오페라 '나비부인'을 틀었다.
사실 '나비부인'은 편성 단계부터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작품은 1904년 초연된 자코모 푸치니가 작곡한 오페라로, 미국이 일본을 강제로 개항시킨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미군 병사 핑거튼과 그와 결혼한 초초상의 이야기로, 결혼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핑거튼이 일본을 떠난 후 남겨진 초초상이 핑거튼을 기다리며 진행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무엇보다 여자 주인공이 처음부터 끝까지 기모노를 입고 등장하는 점, 결혼식 장면에서 일본 국가 기미가요의 선율이 삽입된 점 등 짙은 왜색을 띠고 있으며, 뮤지컬 내내 기모노를 입은 출연자들이 나온다.
KBS는 딴 날도 아닌 1년에 단 하루 광복절에 굳이 '나비부인'을 편성했고, 대다수의 시청자들은 엄청난 분노를 표했다.
시청자 게시판을 비롯해 청원 게시판 등에 비난과 질타 댓글이 넘쳐났고, KBS 측은 "공연 예술 녹화 중계 프로그램인 'KBS 중계석' 프로그램과 관련해, 시청자분들께 우려와 실망을 끼친 점에 대해서 사과를 드린다"며 "오페라 '나비부인'은 이탈리아 작곡가 푸치니의 작품으로 일본에 주둔한 미국인 장교와 일본인 여자의 비극적 사랑을 그리고 있는데, 극중 주인공 남녀의 결혼식 장면에서 미국국가와 일본국가인 기미가요가 연주된다. 당초 6월 29일에 공연이 녹화됐고, 7월 말에 방송할 예정이었으나 올림픽 중계로 뒤로 밀리면서 광복절 새벽에 방송되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바뀐 일정을 고려하여 방송 내용에 문제는 없는지, 시의성은 적절한지 정확히 확인, 검토하지 못한 제작진의 불찰로 뜻깊은 광복절에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라며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방송 경위를 진상 조사해 합당한 책임을 묻는 등 제작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 관련해서 오늘(15일) 밤 방송 예정이었던 '나비부인 2부'는 다른 공연 방송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KBS의 만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날 오전 방송된 KBS 날씨 예보에서는 기상캐스터가 서울의 최저 기온, 최고 기온을 설명하는 가운데, 화면 왼쪽에 캐릭터와 함께 태극기가 등장했다. 이때 해당 태극기에는 ‘건곤감리’의 위치가 잘못돼 엉터리 태극기가 그대로 전파를 탔다.
기미가요의 여파가 가라 앉기도 전에 태극기 실수까지 터지자 비난 여론이 배가됐고, KBS는 "오늘(15일) 뉴스 프로그램의 날씨 코너에서 태극기 이미지 표출에 실수가 있음을 확인하고 즉시 수정했다"며 "'930뉴스'의 기상캐스터 출연 코너에서 배경 화면 일부에 태극기 이미지가 들어갔다. 그러나 태극기의 좌우가 반전돼 나가는 실수가 있었다. 인물이 태극기를 들고 있는 장면에 맞추기 위해 제작자가 컴퓨터 그래픽 프로그램으로 태극기 그림을 반전시킨 결과였다"며 공식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문제를 확인한 즉시 태극기 이미지를 수정했으며, 뉴스홈페이지에서도 수정한 동영상을 다시 제공 드리고 있다"며 "이번 실수와 관련해 KBS는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향후 이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써서 제작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KBS가 2연타 실수를 저지를 때, 세계적인 영국의 프리미어 구단 토트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울버햄튼 등은 대한민국의 광복절을 축하하는 공식 SNS를 남겼다.
손흥민이 속한 토트넘은 "대한민국의 주권을 되찾은 광복 79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광복절"이라며 태극기와 무궁화꽃이 인상적인 이미지를 게재했다. 과거 박지성이 뛰었던 맨유는 "빼앗겼던 주권, 잃었던 빛을 다시 찾은 광복. 대한민국의 광복 79주년을 축하합니다. 광복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한번 기리며, 대한민국의 무궁한 평화와 번영을 기원합니다"라며 월드컵 시즌 거리 응원을 펼치는 국민들과 대형 태극기 사진을 올렸다.
또한 황희찬이 몸 담은 울버햄튼은 "울버햄튼은 대한민국의 제79주년 광복절을 축하합니다. 대한독립만세"라며 태극기 이모티콘을 덧붙였다. 여기에 한국 선수가 없지만 국내 많은 팬덤을 보유한 맨시티마저 "오늘은 광복절입니다. 맨체스터 시티가 대한민국의 평화와 번영을 기원합니다"라며 태극기 게양 사진으로 눈길을 끌었다.
사실상 광복절과 전혀 관련 없는 해외 구단도 의미를 되새기며 감동을 선사하는데, 공영방송 KBS가 도저히 실수라고 볼 수 없는 만행을 벌였다. '나비부인'은 편성부터 반대 여론과 문제점이 제기됐기 때문에 뒤늦은 사과문과 '눈 가리고 아웅'식의 책임자 문책 등이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것.
KBS는 지난해 '가요대축제' 일본 개최 소식을 전했다가 대중의 큰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엄연한 공영방송임에도 국내가 아닌 일본에서 연말 공연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일본 개최 반대' 청원까지 쏟아졌다. 하지만 최근 '개그콘서트'도 오는 9월 5일 일본 도쿄에 위치한 제프 하네다에서 '개그콘서트 in JAPAN' 공연을 진행한다고 알렸다.
/ hsjssu@osen.co.kr
[사진] KBS 방송화면 캡처, 토트넘, 맨유 SNS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