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트럼프 경쟁구도 과열… 더 갈라지는 美
해리스, 젊은층·유색인종에 공들여
트럼프, 구세대·백인남성 결집 대조
노래·구호도 차별화로 지지층 공략
女 ‘해리스’·男 ‘트럼프’ 지지 압도적
해리스, 경합주 5곳 트럼프에 우위
“마지막까지 불꽃 속에 태워버리자. 자유! 자유!”(비욘세, 2016 ‘프리덤’ 중)
“나는 미국인임이 자랑스러워. 적어도 내가 자유롭다는 것을 아는 곳”(리 그린우드, 1984 ‘신이 미국을 찬양하라’ 중)
워싱턴포스트(WP)는 14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 사퇴 이후 미국의 분열은 어느 때보다 뚜렷하다”며 “후보들과 그들의 유세, 움직임은 단순히 정당과 정책으로만이 아니라 인구 통계적으로, 또 문화적으로 나뉜 미국의 양면성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구세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불법 이민에 대한 두려움을 자극하는 선거운동을 한다면 해리스 부통령은 젊은 세대와 유색인종을 겨냥하고 과거로의 회귀를 경계하는 전략을 쓴다고 짚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세장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구호를 자주 쓰는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우리는 다시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외친다.
유세장 모습도 사뭇 다르다. ‘신이 미국을 찬양하라’는 이전부터 공화당 비공식 당가처럼 사용됐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특히 좋아해 한층 더 많이 등장한다. 2019년 6월 그의 방한 당시 오산공군기지에서 한 주한미군 장병 대상 연설 전에도 이 노래가 나왔다. 흑인 여성의 저항을 가사에 담은 비욘세의 프리덤뿐만 아니라 해리스 부통령의 유세장엔 젊은 가수들의 노래가 자주 등장한다. 지난달 30일 애틀랜타 유세에서는 흑인 여성 래퍼 메건 더 스탤리언이 역시 흑인 여성인 백댄서들과 공연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자들은 밈(온라인 유행 콘텐츠)을 만드는 데 더 열심이고,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유세장에서 ‘신’, ‘총’ 등의 단어를 자주 언급한다. 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장 풍경이 해리스 부통령의 유세장보다 ‘더 하얗다(whiter)’고도 언급했다.
지난달 치러진 공화당 전당대회와 다음달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 풍경도 극명하게 대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선 기업이나 보수단체들이 주최하는 부대행사가 많이 열렸으나, 다음달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흑인 여성 그룹, 환경 단체 등이 주최하는 부대행사들이 열릴 예정이다.
해리스 부통령의 상승세는 계속되고 있다. 이날 발표된 선거분석기관 ‘쿡 폴리티컬 리포트’의 경합주 유권자 2867명 대상 여론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애리조나,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5개 주에서 근소하게 앞섰다. 조지아에서 두 후보는 동률이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네바다에서 유일하게 우위였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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