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카카오페이의 배신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가 급성장 중이다.
중국 회사라는 점에서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알리는 최근 한국 고객 정보를 고지 없이 중국 판매업체 18만여 곳에 넘겼다.
알리와 테무가 국내 시장에서 급성장하게 된 데는 카카오페이 같은 간편결제가 한몫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가 급성장 중이다. 국내 이용자 순위(6월 기준)로 보면 쿠팡에 이어 알리가 2위, 테무가 3위에 올랐다. 초저가 전략이 성장 배경이다. 중국 회사라는 점에서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알리는 최근 한국 고객 정보를 고지 없이 중국 판매업체 18만여 곳에 넘겼다. 지난달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알리의 모회사 알리바바닷컴에 과징금 19억7800만 원과 과태료 780만 원을 부과한 이유다.
알리와 테무가 국내 시장에서 급성장하게 된 데는 카카오페이 같은 간편결제가 한몫했다.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기 불안한 고객들이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파격적으로 싼 제품가격에도 중국 쇼핑몰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 중국 기업의 개인정보 보호 역량을 불신하는 탓이다. 개인정보가 유출되면 금융범죄에 활용되거나 사생활 침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티몬과 위메프가 중국 이커머스 회사에 매각될 수 있다는 소식에 회원 탈퇴 움직임이 일었다. 배송 주소, 전화번호 등 개인 정보가 유출될 것이라는 우려감에서 비롯됐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페이가 지난 6여 년 간 4045만 명의 개인정보 542억 건을 고객 동의 없이 2대 주주인 알리페이에 제공한 사실이 확인됐다. 대한민국 인구(5175만 명) 80%의 개인정보가 넘겨진 셈이다. 휴대전화 번호와 이메일은 물론 개인 송금과 출금, 잔금 등 민감한 금융거래 정보도 포함됐다. 개인정보가 털릴까봐 중국 쇼핑몰 이용도 하지 않는 사람들로서는 배신감을 느낄만 하다.
신용정보법상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려면 당사자 동의를 받아야 한다. 알리페이는 해외법인이라 국외이전 동의도 받아야 하는 데 이런 절차가 없었다. 카카오페이 측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개인신용정보가 처리 위탁으로 이전되는 경우 사용자 동의가 필요없다는 것이다. 또 암호화 방식을 통해 알리페이에 정보를 제공해 사용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은 일반인도 쉽게 암호를 풀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국내 금융플랫폼의 개인정보 관리 체계와 법 규정에 허점이 드러난 점에서 금감원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금융 당국은 재발 방지책을 서둘러 내놓아야 한다.
이은정 논설위원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