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역사 쓰는 KIA 김도영, 만 20세에 전설들과 어깨 나란히
박재홍 이름 지운 김도영, 최연소 타자 MVP 이승엽마저 넘을까
(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제2의 이종범'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KBO리그에 입성했던 KIA 타이거즈의 간판타자 김도영(20)은 데뷔 3년 만에 프로야구 전설들의 이름을 줄줄이 삭제하고 있다.
이제는 '제2의 이종범'이 아닌 '제1의 김도영'으로 본인의 야구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김도영은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 방문 경기에 3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전날까지 29홈런-33도루를 기록했던 김도영은 3-1로 앞선 5회초에 중월 투런포를 날려 20세 10개월 13일의 나이로 KBO리그 최연소 30홈런-30도루 대기록을 세웠다.
기존 기록은 박재홍 해설위원이 현대 유니콘스 소속 시절 세웠던 22세 11개월 27일로, 김도영은 이 기록을 2년 넘게 앞당겼다.
KBO리그에서 30-30 기록이 나온 것조차 2015년 에릭 테임즈(당시 NC 다이노스) 이후 9년 만이며 역대 9번째 기록이다.
아울러 김도영은 111경기 만에 30-30 기록을 세워 테임즈의 종전 최소 경기 30-30 기록(112경기)도 경신했다.
김도영이 올해 프로야구 역사에서 밀어낸 대선배는 박재홍 위원, 테임즈뿐만이 아니다.
그는 지난 달 23일 NC와의 홈 경기에서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4번의 타석에서 단타-2루타-3루타-홈런을 차례대로 기록하는 '내추럴 사이클링히트'를 작성했다.
앞서 내추럴 사이클링히트는 1996년 당시 롯데 자이언츠 김응국이 유일하게 기록했다. 당시 김응국은 안타를 친 다음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로 아웃됐고 이후 2루타와 3루타, 홈런을 차례대로 날렸다.
김도영은 아웃카운트 없이 내추럴 사이클링히트를 쳐 김응국 전 코치의 이름을 지워버렸다.
프로야구 수많은 선배가 거두지 못한 '최초 기록'도 많이 세웠다.
그는 지난 4월 한 달 동안 10홈런 14도루를 기록하면서 KBO리그 최초로 월간 10홈런-10도루 고지를 밟았다.
아울러 역대 5번째로 전반기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고, 전반기에만 월간 최우수선수상(MVP)을 두 차례나 받았다.
김도영은 이제 '국민타자'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의 이름마저 지워버릴 태세다.
김도영은 전날까지 타율 3위(0.346), 홈런 2위(29개), 타점 공동 8위(82개), 도루 공동 5위(33개), 장타율 1위(0.635), 출루율 4위(0.419)를 기록하는 등 타격 각 부문에서 선두권 싸움을 펼치고 있다.
현재 기세를 이어가면 김도영은 프로야구 정규리그 최연소 최우수선수(MVP) 수상 가능성도 충분하다.
2003년 10월 2일생인 김도영이 올해 MVP를 받으면 이승엽 감독의 타자 최연소 MVP 수상 기록(21세 1개월 14일)을 갈아치우게 된다.
'제2의 이종범'이라는 수식어도 이제는 어울리지 않는다.
이종범 전 코치는 1997년 해태 타이거즈 소속 시절 30홈런-64도루로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30-30을 달성했는데, 당시 이 코치의 나이는 만 27세였다.
이종범 전 코치가 정규시즌 MVP를 받은 건 1994년으로, 만 24세 때였다.
김도영은 광주동성고에 재학 중이던 2021년 8월 KIA에 1차 지명돼 이듬해부터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KIA는 김도영과 광주진흥고에 재학하던 오른손 강속구 투수 문동주(현 한화 이글스)를 놓고 깊은 고심을 하다가 김도영을 선택했다.
김도영은 데뷔 첫해인 2022년부터 KIA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많은 경기를 뛰며 경험을 쌓았다.
10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7, 3홈런, 19타점으로 부진했지만, 이듬해인 2023년에도 주전 내야수로 기회를 받았다.
그는 지난해 4월 중족골 골절 부상으로 이탈하는 등 부침을 겪었으나 84경기에서 타율 0.303, 7홈런, 47타점, 25도루의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2023년 11월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 일본과 결승전에서 왼쪽 엄지 인대 파열 부상으로 다시 수술받았지만, 비시즌 기간 재활에 집중해 개막 엔트리에 승선해 비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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