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판 '티메프사태'… '만나플러스' 피해자들 비대위 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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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평생 빚져 본 적 없이 떳떳하게 살았는데, 이번 미지급 사태로 집은 담보에 잡히고 아이들은 다니던 학원을 끊었습니다."
경남 진주에서 배달플랫폼 '만나플러스' 지부 3곳을 운영하는 총판장 정모(39)씨는 라이더들이 받지 못한 임금을 이미 1억원 넘게 사비로 충당해 줬지만, 이제는 한계에 다다랐다고 말했다.
15일 만나플러스 총판장, 지사장, 라이더 등 60여명은 이날 서울 강서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서 모여 미정산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만나플러스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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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판·지사 등에 수수료 미정산
‘8월 10일까지 조치’ 약속 안지켜
미지급 배달수수료 85억대 추정
최초 미정산 시점은 2024년 2월 초
피해자들 “형사상 사기·배임 혐의”
“한평생 빚져 본 적 없이 떳떳하게 살았는데, 이번 미지급 사태로 집은 담보에 잡히고 아이들은 다니던 학원을 끊었습니다.”
경남 진주에서 배달플랫폼 ‘만나플러스’ 지부 3곳을 운영하는 총판장 정모(39)씨는 라이더들이 받지 못한 임금을 이미 1억원 넘게 사비로 충당해 줬지만, 이제는 한계에 다다랐다고 말했다. 정씨가 운영하는 지부 아래 등록된 라이더는 약 180명, 하루 출근자만 100명에 달한다. 그런데 올해 5월부터 만나플러스에서 라이더들이 배달 수수료를 정산받지 못하면서 대규모 임금 체불 사태가 벌어졌고, 그 부담은 개인사업자들과 배달 노동자들에게 고스란히 넘겨졌다. 정씨는 라이더들이 정산받지 못한 금액이 아직도 2억원가량 남아있다고 토로했다.
배달 대행 시장의 20%가량을 점유하는 만나플러스는 음식점 등 입점 업체로부터 배달 수수료 몫의 선불 충전금을 받아 쌓아두는 방식으로 영업을 해 왔다. 실제 배달이 이뤄지면 예치금에서 일부를 떼어 라이더 등에게 포인트 형식으로 정산해 줬고, 라이더는 이 포인트를 필요할 때 자신의 계좌로 출금해 왔다.
그런데 15일 현재 라이더가 만나플러스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포인트를 출금하려고 하면 오류가 발생했다는 메시지만 출력되는 상황이다. 만나코퍼레이션 측은 앞서 이달 10일까지 미정산금 전액을 라이더가 인출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으나, 이 약속도 지키지 못했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결성대회에서 “만나플러스 본사 관계자들은 2월9일 이전부터 회사의 재무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라이더에게 계속 일을 시키고 지사장들에게 운영을 하도록 한 것은 민사적인 배상책임뿐 아니라 형사상 사기와 배임 혐의가 농후하다고 보고 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구 위원장은 “만나플러스는 국토부의 인증을 받은 배달대행 업체”라며 “만나플러스 조 대표의 문제뿐 아니라 업계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이 있다는 점을 국회에 문제제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나플러스가 4대보험·부가세 등을 명목으로 돈을 걷고도 세금 신고를 제때 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수도권 지점장 A씨는 “라이더들의 원천세·고용보험료를 (만나플러스) 포인트로 납부한 경우, 올해 4월부터 신고가 안 된 업장이 태반”이라며 “이 사실을 모르는 많은 지점이 세금을 체납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 성동구의 한 지점장은 “만나플러스가 오토바이 대여 업체에게도 포인트 정산을 하지 않아 중소 리스회사 대표들도 도산 직전”이라고 토로했다.
업계에선 만나코퍼레이션이 지금까지 지급하지 못한 배달 수수료가 약 85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추정이 나왔다. 전체 미정산금이 얼마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서울 구로구 만나코퍼레이션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공정위는 정산 지연 사태가 촉발된 배경에 만나코퍼레이션과 라이더 간 불공정 계약이 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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