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희 막말’에 정국 경색… 與 “全, 개딸에 아양” 野 “반성부터”
與, 대장동 사망 언급하며 공세
“이재명은 다섯명의 살인자인가”
민주는 송석준 ‘맞불’ 제명 추진
추경호 “민주 대응 기다려볼 것”
“민생법안 쌓여” 양측 자제 촉구
비쟁점 민생 법안 합의 처리 분위기가 형성된 8월 국회에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의 ‘김건희, 윤석열은 살인자’ 발언이 암초로 등장했다. 여당이 사과를 요구하며 법적 대응 카드까지 만지작거리는 가운데 야당은 국민권익위원회 국장 죽음에 대한 전 의원 책임을 지적한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을 제명하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여야는 일단 ‘법안 처리와는 별개 문제’라며 선을 그었지만 지난달 민주당 김병주 의원의 ‘정신 나간 국민의힘’ 발언이 본회의 파행을 빚어냈던 것처럼 8월 국회 마비의 불씨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힘은 이 전 대표 주변 인사들이 대장동 사건 등 각종 의혹 수사 과정에서 사망한 사실을 끌어들이며 역공 수위를 높였다.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 출신 강명구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이 대표는 ‘다섯명의 살인자’인가”라며 “(전 의원에 대해) 끝까지,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을 지낸 강승규 의원은 SBS 라디오에 나와 전 의원이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공직자의 안타까운 죽음을 정쟁으로 이용하려는 정치적 계산이다. 개딸들에게 아양 떠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많다”고 쏘아붙였다.
여야가 이 문제로 다시 강대강 대치 국면을 형성하면서 모처럼 형성된 협치 분위기에 찬물이 끼얹어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민주당에 사과 촉구도 하고 (전 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도 냈으니 민주당의 대응 상황을 한 번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최민석 대변인 역시 “(전 의원 발언을) 오히려 정쟁으로 몰아가려고 하는 게 국민의힘과 대통령실 아니냐”면서도 “이와는 별개로 여당과 합의할 수 있는 민생 법안은 처리를 해야 한다는 게 기본적 입장”이라고 말했다. 22대 국회가 정쟁으로 일관하다 어렵사리 간호법 등 합의 처리의 실마리를 찾은 만큼 정쟁과 민생 법안 처리를 분리 대응하는 ‘투 트랙’ 기조까지는 훼손하지 말자는 것이다.
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SBS 라디오에서 “국회에서 너무 과한 표현이 등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여당의) 제명(추진)도 과하다”고 밝히는 등 야당 내에서도 상호 자제를 촉구하는 발언이 나왔다.
유태영·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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