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면 오는 ‘콜버스’…“버스 기다리지 않아도 돼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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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오후 충북 청주시 청원군 내수읍 새마을금고 앞 시내버스 정류장.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에어컨이 설치된 정류장엔 보행기를 앞세운 어르신 등이 버스를 기다렸다.
김씨는 "콜버스로 병원도 가고, 장도 보고, 일도 볼 수 있으니 편하다. 버스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마을까지 데려다주니 우리 같은 노인네들한텐 너무 좋다"고 했다.
버스가 달리는 길에 버스 정류장이 몇개 있었지만, 버스는 서지 않고 4㎞ 남짓 달려 세교2리 마을 입구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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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오후 충북 청주시 청원군 내수읍 새마을금고 앞 시내버스 정류장. 섭씨 36도, 그야말로 찜통더위다.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에어컨이 설치된 정류장엔 보행기를 앞세운 어르신 등이 버스를 기다렸다.
김은자(81)씨가 휴대전화를 꺼내더니 능숙하게 전화를 걸었다. “세교2리, 한명이요.” 5분 남짓 지나자 택시가 아닌 10인승 승합버스가 미끄러지듯 정류장에 들어섰다. 김씨와 여행 가방을 든 청년이 버스에 올랐다. 둘을 태운 버스는 읍내를 빠져나가 농촌 들녘을 바람처럼 달렸다. 김씨는 ”콜버스로 병원도 가고, 장도 보고, 일도 볼 수 있으니 편하다. 버스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마을까지 데려다주니 우리 같은 노인네들한텐 너무 좋다”고 했다.
버스가 달리는 길에 버스 정류장이 몇개 있었지만, 버스는 서지 않고 4㎞ 남짓 달려 세교2리 마을 입구에 섰다. 김씨가 내린 뒤, 버스는 다시 4㎞ 남짓 더 달려 이웃 북이면 영하리에서 청년을 내려줬다. 버스 운전기사 박대석(59)씨는 “(김씨) 할머니는 거의 매일 한번 이상 버스를 이용하는 브이아이피(VIP) 고객”이라며 “장날엔 버스가 거의 가득 차지만 요샌 날이 너무 더워서 이용객이 뜨문뜨문하다”고 했다. 승객 두사람이 내린 버스는 30분 만에 내수읍 기점인 옛 내수역 빈터로 돌아왔다.
이 버스는 청주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읍·면 전역에 도입한 ‘청주 콜버스’다. 수요 응답형으로 정해진 노선·시간 없이 주민이 ‘콜’하면(부르면) 달려간다. 조금 큰 ‘콜택시’에 가까운데, 읍·면 지역 경로당·마을회관과 읍내 일정 구간을 오가는 ‘다람쥐 셔틀’ 형태로 운행한다. 청주 13개 읍·면 9개 구간에 48대를 배치했으며, 요금도 성인 500원, 청소년 400원, 어린이 200원으로 저렴해 이용객이 많다.
청주시는 평균 90분이던 읍·면 지역 버스 대기 시간이 콜버스 도입 이후 30분대로 줄었다고 분석했다. 애초 전화를 걸거나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콜’했지만, 노인 이용객을 위해 2억2800만원을 들여 경로당·마을회관 등 400여곳에 ‘호출벨’ 시스템을 갖춰나가고 있다. 벨만 누르면 버스가 찾아가는 형태다.
개선해야 할 부분도 있다. ‘콜’한 사람만 태워 ‘콜 구간’만 운행한다. 시민 양준석(52)씨는 “어차피 읍내 가는데 콜 안 했다고 정류장에서 손을 들어도 태워주지 않아 화날 때가 많다”고 했다. 이에 심경태 청주시 버스정책팀 주무관은 “승객과 기사 간 시비를 피하고, 운행 효율을 위해 콜 위주로 운행한다. 승객들의 불편과 불만·항의가 많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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