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과거사 언급 않고 '극일(克日)' 자신감 표출…日언론 "이례적" [제79주년 광복절]

박지원 2024. 8. 15. 18:2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올해 윤석열 대통령의 경축사에서는 한·일 관계와 과거사 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이 없었다.

우리나라가 단시간에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뤄 이제는 일본과 대등한 역량을 갖춘 만큼 한·일 관계에 대해 굳이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진정으로 일본을 극복해냈음을 드러낸 것이라는 취지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 일본 넘어섰다” 지적
日 언론 “일본 비판 안 한 이례적 연설”

올해 윤석열 대통령의 경축사에서는 한·일 관계와 과거사 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이 없었다.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을 우리의 ‘파트너’로 규정하며 한·일 간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15일 윤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일본에 관한 언급은 “지난해 우리의 1인당 국민소득은 처음으로 일본을 넘어섰고, 2026년 4만달러를 내다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한국과 일본의 수출 격차는 역대 최저인 35억달러를 기록했다”는 두 줄뿐이었다. ‘침략’이나 ‘반성’, ‘사죄’, ‘식민지배’ 등 역대 정권 광복절 경축사에 거의 빠짐없이 등장하던 일본 과거사 문제는 아예 포함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은 ‘극일(克日)’에 방점을 찍음으로써 한·일 관계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단시간에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뤄 이제는 일본과 대등한 역량을 갖춘 만큼 한·일 관계에 대해 굳이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진정으로 일본을 극복해냈음을 드러낸 것이라는 취지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최근 건국절 논란, 독립기념관장 인사 문제, 반쪽짜리 광복절 행사 등으로 의미가 퇴색한 시점에 한·일 관계 외교 실패를 통일 문제로 넘기려는 모습”이라며 “이러한 논란을 경축사에서 뺀 채로 가짜뉴스 이야기를 한 것은 이런 논란을 허위 선동과 사이비 논리로 치부하려는 인상을 준다”고 설명했다.

전봉근 국립외교원 명예교수는 “광복의 완성은 통일이라는 말을 역대 정부가 오랫동안 해 왔고, 신냉전 체제에서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화해야 하는 시점에 일본과의 적대적 감정을 악화시킬 필요가 없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미·중 경쟁,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진영 외교를 강화하는 북한에 대응해 한국도 안보 정세를 고려해 한·일 관계를 관리하려는 대승적 차원의 통일 정책을 제시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일본 언론들은 윤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과 관련한 과거사를 언급하지 않은 것을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한국 대통령 연설에 일본 비판 없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대통령의 광복절 연설에서는 역사 문제 등을 둘러싼 대일 비판을 담는 사례가 많았으나 대일 관계를 중시하는 윤 대통령의 연설에서는 작년에 이어 일본 비판이 전무했다”고 보도했다.

박지원·정지혜·조성민 기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