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도 식지 않고 계단식 상승…7월부터 매일 열대야 신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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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은 유독 밤이 더웠던 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올여름(6월~현재)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일최저기온이 25도를 넘는 열대야가 평년 대비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년 열대야 기록이 3~4일에 불과한 지역들도 올여름엔 두자릿수 열대야 일수를 기록했다.
전국에 폭염특보가 내려도 더위가 비켜 가는 지역으로 알려진 강원도 대관령마저도 열대야 기준인 25도를 넘진 않았지만, 지난 2일 23.7도를 기록하며 역대 최저기온 극값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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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개 지역 중 23개 일최저기온 극값 경신
올여름은 유독 밤이 더웠던 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올여름(6월~현재)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일최저기온이 25도를 넘는 열대야가 평년 대비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97개 기상관측소의 4분의 1가량인 23개 지점에서는 일최저기온이 역대 최고값을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속도를 늦추지 않으면 이 같은 열대야 증가세가 지속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15일 기준 서울의 열대야 일수는 28일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이어진 날로 치면 총 25일로, 7월21일 이래로 밤 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진 날이 없다. 평년(1991~2020년) 열대야 일수 12.5일의 2배를 훌쩍 넘는다. 제주는 7월15일부터 한달 연속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올여름 총 열대야 일수는 40일로 평년 29.9일을 넘어선다.
평년 열대야 기록이 3~4일에 불과한 지역들도 올여름엔 두자릿수 열대야 일수를 기록했다. 충북 충주의 올여름 열대야 일수는 총 14일로 평년 3.0일의 4배가 넘는다. 평년 기록 3.1일인 경기도 양평은 지금까지 총 13일의 열대야에 시달렸다.
‘초열대야’ 수준인 30도를 넘나든 지역도 나타났다. 지난 7월29일 속초의 밤 최저기온은 30.3도로 1968년 속초 지역 관측 개시 이후로 밤 기온이 가장 높았던 날로 기록됐다. 다음날인 30일 밤에도 30.0도를 기록해 기존 29.2도(2002년 8월1일, 1983년 8월3일)를 넘어섰다. 가까운 강릉에서도 31일 30.4도로 나타나, 관측 기록이 시작된 1911년 이래로 네번째로 더운 밤을 기록했다. 동해에서는 7월29일 29.8도로 기존 2013년 8월9일 29.0도 기록을 11년 만에 바꿔 썼다.
몇몇 지역에서는 일최저기온 역대 1~5위 기록을 올여름에만 여러 차례 다시 썼다. 경남 양산은 지난 4일 28.5도, 3일 28.4도로 기존 1·2위 기록을 경신했고, 전남 흑산도는 지난 2일 26.7도, 3일 27도, 4일 27도를 기록하며 역대 1·2·5위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국에 폭염특보가 내려도 더위가 비켜 가는 지역으로 알려진 강원도 대관령마저도 열대야 기준인 25도를 넘진 않았지만, 지난 2일 23.7도를 기록하며 역대 최저기온 극값을 경신했다.
기상청 또한 올여름 폭염 일수에 버금갈 정도로 열대야 일수가 많다는 점을 특징으로 꼽는다. 과거 폭염이 길었던 해의 전국 평균 폭염 일수와 열대야 일수를 살펴보면 1994년 폭염 일수 29.6일, 열대야 일수 16.8일, 2016년 22일, 10일, 2018년 31일, 16.6일이었다. 올여름 폭염 일수는 14일 기준 16.8일, 열대야 일수는 15.1일이다. 통상 낮에 높은 기온이 지속돼도, 밤사이 복사냉각 효과로 지열이 떨어지며 밤 기온이 낮아서 열대야 일수가 폭염 일수에 비해 훨씬 적다. 하지만 올해는 밤 기온이 떨어질 새 없이 계단식으로 온도가 상승하며 밤낮으로 높은 기온이 지속되는 경향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올여름 기록적 열대야 현상에 대해 남서풍 계열의 바람이 지속적으로 유입된데다, 우리나라 주변 해수면 온도가 높은 점을 원인으로 지적한다.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는 “바다는 열용량이 커서 빨리 식지 않는데, 따뜻한 남서풍이 해수면 온도가 30도에 육박하는 바다를 지나며 고온다습한 바람을 우리나라에 지속적으로 불어 올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인간에 의한 지구온난화가 시작된 이래 일최저기온이 낮최고기온보다 상승 속도가 빨랐다는 것은 세계 공통적인 현상”이라며 “기후변화를 멈추지 않는 한 열대야가 심화하는 추세를 막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소윤 박기용 기자 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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