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리언 로물루스 "시리즈 팬 아니라도 만족할 후속작"

문원빈 기자 2024. 8. 15.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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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추억, 공포감, 긴장감 극대화… 에일리언 시리즈의 올바른 진화

※ 해당 기사에는 에이리언 로물루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영화를 재밌다, 재미없다만으로 평가한다면 재밌다고 말할 수 있다. 찐팬 들에겐 감동을 주고, 설령 에일리언 팬이 아니라도 충분히 좋아할 만한 SF 공포 영화다.

전작 프로메테우스,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인류와 생명의 서사, 윤리, 가치 등 철학적인 내용을 중시해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었던 영화였다면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아무 생각 없이 긴장감, 공포감만 몸소 느끼며 감상해도 좋은 킬링 타임 영화다.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에이리언 커버넌트 이후 7년 만에 돌아온 에일리언 시리즈 영화다. 국내 박스오피스에서 호평을 받았던 영화 '맨 인 더 다크'를 제작한 페데 알바레즈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만큼 시리즈 팬들도 개봉 전부터 남다른 기대감을 표했다.

기자도 에일리언 팬으로서 개봉 직후 영화관을 찾았다. 게임에서도 자주 활용되는 소재인 만큼 최신 CG로 개발된 에일리언 영화는 어떤 퀄리티일지 너무나도 궁금했다. 평일 오후 시간 영화관을 방문했는데. 모든 타임 자리가 거의 다 찼을 정도로 상당한 인기를 보였다.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1편과 2편 사이의 시점을 다뤘다. 보다 나은 삶을 찾기 위해 식민지를 떠난 청년들이 버려진 우주 기지 '로물루스'에 도착한 후 에일리언의 무자비한 공격에 쫓기기 시작하면서 생존을 위한 치열한 사투를 벌이는 서바이벌 스릴러다.

이 영화의 특징은 에일리언 시리즈 고유의 특징을 잘 살려낸 것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에일리언 시리즈 고유의 스토리 전개, 전작의 오마주 강조, 특유의 공포감 유발 방법을 페데 알바레즈 감독이 얼마나 신경 썼는지 느껴졌다. 

영화 감상 전 가장 궁금한 건 "다른 시리즈를 보지 않고 감상해도 괜찮은가"일 것이다. 기자도 새로운 주인공이 등장하고 전작과 연결되지 않은 장소에서 펼쳐지는 내용인 만큼 처음에는 굳이 전작을 알 필요 없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영화는 전작을 감상하면 그 재미가 2배, 아니 5배는 더 재밌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 이유는 전작의 오마주가 정말 많다.

앤디를 증오하는 비요른, 위기의 순간 우주복을 착용하는 레인 캐러딘, 의문의 검은 액체, 엔지니어 외형의 에일리언 등 전작을 감상하지 않으면 놓칠 수 있는 오마주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다.

특히 후반부 장면에 레인 케러딘이 엘리베이터 통로에서 떨어질 때 제노모프에게서 구출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아마 이 장면을 보면 왜 갑자기 에일리언이 주인공을 구해줬는지 의문을 표할 것이다. 이는 번식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에일리언의 습성이다.

제노모프는 옆에 있던 페이스 훠거에게 레인 케러딘을 숙주로 넘겨주기 위해 살려준 것이다. 비슷한 계시로 2편에서 뉴트를 곧장 죽이지 않고 둥지로 데려간 제노모프의 행동이 있다. 영화 속에서 등장인물들이 대사로 에일리언 특징, 제노모프의 지능 수준, 무기 작동 원리 등을 설명하지만 이를 완전히 이해하기엔 한계가 있다.

만약 에일리언 시리즈를 단 하나도 본 적이 없다면 프로메테우스와 에일리언 1~2편 정도는 감상하고 영화관을 찾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전작 시리즈를 감상하면 또 하나의 재미도 추가된다. 프로메테우스, 에이리런 커버넌트를 제외한 본편 시리즈는 1979년을 시작으로 90년대 CG 기술력으로 제작됐다.

지금 시점에서 보면 당시 그래픽은 단조롭고 유치하다. 다만 1979년을 감안하면 정말 훌륭한 퀄리티로 제작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과거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연출 능력과 CG 기술력을 감탄하는 동시에 에이리언 로물루스로 최신 CG 기술력과 비교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에이리언 로물루스에서도 당연히 페이스 허궈에게 지배된 인간 숙주, 체스트 버스터로 인해 사망하는 인간 숙주, 제노모프로 완성되는 에일리언의 성장 과정이 나타난다. 잔인한 장면이지만 고퀄리티로 표현되는 에일리언 성장 과정을 보며 마음 속으로 박수를 보냈다. 에일리언의 최강 무기인 산성 혈액 관련 표현도 마찬가지다.

연출도 상당히 훌륭하다. 틈틈이 사용된 음소거 연출은 긴장감을 극한까지 끌어올렸다. 스토리 전개가 이전 시리즈와 크게 다르지 않아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연출력 하나만으로 충분히 만족할 만하다.

정리하자면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에일리언 1~2편을 고퀄리티 그래픽으로 공포감만 대폭 끌어올린 영화다. 개인적으로 에이리언 커버넌트 후속작이 아니라서 아쉬웠지만 영화를 직접 보고 난 후에는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앞서 설명했듯이 프로메테우스처럼 시작부터 끝까지 앞선 복선들을 다시 떠올리며 제작진의 의도를 파악하고, 그것을 개인의 판단과 비교하며 감상하는 심오한 스토리가 아니다.

프로메테우스, 에이리언 커버넌트가 에일리언을 부가로 곁들인 영화였다면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에일리언이 어디에서 튀어나올까", "주인공이 어떻게 생존할까"에만 집중하면 되는, 정말 에일리언을 메인으로 내세운 킬링 타임 공포 영화다. 

참고로 점프 스케어 요소가 정말 많다. 공포 영화 마니아인 기자도 예측하기 어려웠던 타이밍도 있었다. 공포 영화에 내성이 없으면 수시로 놀랄 수 있으니 조심하길 바란다.

moon@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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