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바다로 나가 국부 창출을

2024. 8. 1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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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했던 1920~1940년대에도 희망의 불씨를 꺼트리지 않고 바다로 나가 새로운 길을 개척했던 선각자들이 있었다.

영국에서 신성모, 중국에서 손원일, 일본에서 이시형, 윤상송, 우리나라에서 박옥규, 배순태 등이 상선학교에 들어가서 바다와 선박에 대해 배웠다.

부유식은 50㎞ 먼 바다로 나가서 설치되는데 우리나라의 배타적 경제수역 안이다.

우리나라는 육지보다 4.5배나 넓은 바다 영토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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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했던 1920~1940년대에도 희망의 불씨를 꺼트리지 않고 바다로 나가 새로운 길을 개척했던 선각자들이 있었다.

영국에서 신성모, 중국에서 손원일, 일본에서 이시형, 윤상송, 우리나라에서 박옥규, 배순태 등이 상선학교에 들어가서 바다와 선박에 대해 배웠다. 새롭게 수립된 대한민국 정부는 국제적인 감각이 있는 전문가를 원했다. 외국을 오간 경험이 있는 사람을 찾기가 어려웠을 때였다. 바다로 나간 젊은이들은 바다와 선박에 대한 전문 지식과 국제 감각을 익혔고, 그 전문성을 인정받아 국무총리서리, 해군참모총장, 한국해양대 학장, 도선사, 선장 등으로 크게 중용되어 대한민국의 해군과 해운산업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해운업은 수출입 상품을 실어 날라주고 대가로 운임을 얻는 사업이다. 연간 50조원의 운임수입을 얻는다. 해운업의 매력은 제3국 간 운송에 있다. 호주와 일본 사이에 이동되는 화물의 운송을 우리 해운사가 제공하면서 수익을 올린다. 한진해운은 3국 간 컨테이너 운송을 위해서 스페인의 지브롤터에 부두를 건설하고 이탈리아에서 아프리카로 가는 컨테이너 화물을 실어 날랐다. 우리 해운기업의 연간 매출의 2분의 1은 3국 간 운송에서 발생한다.

바다를 항해하는 선박을 건조하는 조선업은 세계 1위를 달성했다. 세계에서 건조되는 선박의 30%는 우리 조선소가 건조한다. 연간 40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무엇보다 전후방 고용효과가 크다. 가족까지 합치면 30만명의 생계를 책임진다. 효자산업이다.

연간 어획량이 100만t 이하로 떨어지면서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 변화했다. 양식사업이 이제는 육지로 올라와서 이루어지고 있다. 대규모 연어 양식이 성공하여 수출하게 되었다. 김의 수출액이 1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바다 가공식품의 수출도 큰 몫을 차지하게 되었다.

바다는 꾸준하게 새로운 산업이 등장하는 샘물과 같은 곳이다. 탈탄소화를 달성하기 위해 선박의 연료가 변화되어야 한다. LNG를 사용하면서 배출되는 탄소를 포집·저장하여 처리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포집된 탄소를 액화해서 이동시키는 선박이 필요하다. 액화 이산화탄소 운반선의 발주가 늘어나는 이유이다. 수소를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액화 암모니아를 수입해 오는 것이다. 캐나다에 많은 천연가스를 암모니아로 만들고 액화한 다음 운반하여 우리나라로 가져온다. 암모니아에서 질소를 빼게 되면 수소가 남는다. 암모니아 운반선의 건조 주문이 우리 조선소에 쇄도하는 이유다.

해상풍력발전은 또 다른 바다 관련 신산업이다. 부유식은 50㎞ 먼 바다로 나가서 설치되는데 우리나라의 배타적 경제수역 안이다. 설치와 운영에도 큰 부가가치가 창출된다. 우리나라는 육지보다 4.5배나 넓은 바다 영토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이를 잘 활용하면 지금보다도 더 부강한 나라가 될 수 있다.

태풍이 오면 상선은 항구 내에 정박해 있지 않고 넓은 바다로 나간다. 좁은 항구 내에서는 선박이 좌초하거나 선박끼리 부딪쳐 사고가 나기 때문이다. 넓은 바다에서 파도를 타면서 버티면 안전하게 태풍을 피할 수 있다. 바다로 나가야 살길을 찾을 수 있다.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前 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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