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온 의대생 부모들 “의료 농단, 끝까지 싸울 것”
“의대 등록금 납부 거부한다!”
“2025년 의대 증원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라!”
의대생 학부모 등 1300여 명(경찰 추산)이 15일 오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이 같은 구호를 외치며 의대 증원을 추진하는 정부를 규탄했다.
전국의대생학부모연합과 경기도의사회 관계자 등 1300여 명은 이날 오후 2시 대한문 앞 서울광장 일대에 집결해 ‘의료 교육 정상화 호소 궐기대회’란 이름의 집회를 열었다. 서울 낮 최고 기온이 34도까지 오른 찜통더위에도 두 시간 넘게 집회를 이어갔다. 의대생은 물론 전공의, 의대 교수 일부도 동참했다.
이들은 ‘4만 학부모 분노한다’ ‘의평원(한국의학교육평가원) 국제기준 준수하라’ ‘1만8000명 의대생 학습권을 보장하라’ ‘의대 증원 의료 농단, 국민 건강 무너진다’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그러면서 “준비 안 된 의대 증원, 의학 교육 훼손한다” “의료 농단 국민 기만 청문회로 따져보자” “2025년 의대 증원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라” “부실 교육 강요하는 교육부는 각성하라” “의학도도 국민이다 젊은 인재 보호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은 개회사에서 “대한민국 1만8000명 의대생들이 7개월째 학교에 못 가고 있는데, 우크라이나 같은 전쟁 하는 나라도 이런 일은 없다”며 “한 학기 동안 안 나갔는데 유급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침묵할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학교에 갈 수 있도록 조치해 달라”고 했다. 채희복 충북대병원 교수 비대위원장은 “(의대생들이) 제대로 된 임상실습 교육도 못 받고 면허를 받으면 해도도 없이 망망대해를 떠도는 돛단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단상에 오른 한 동아대 의대생은 “아직도 사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의대 증원을 단념치 않는 정부에 씁쓸함을 느낀다”며 “학생들은 현재 의학 교육 공부 의지를 상실했다”고 했다. 이어 “누군가는 증원을 막을 수 없다고 할지 모르지만 이번에 의료계를 정상화시키지 못하면 대한민국 선진 의료는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만다”며 “1년이 걸리든 2년이 걸리든 국민 건강권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다.
자녀가 공중보건의로 일하고 있다는 한 참석자는 “의대생들이 정부의 교육 농단으로 학교에 못 나가고 있다”며 “1000만원 넘는 등록금을 내는 학부모들은 뒤에서 머뭇거릴 수 없다. 세상에 어느 부모가 자식의 학교가 멈추고 미래 직업이 박살 나는데 가만히 있겠느냐”고 했다.
한 사직 전공의는 “사직서 제출로 그간 상상도 못 했던 각종 명령과 법정 최고형 협박, 돈벌레로 비하하는 언론의 모습 등을 보면서 당황스러웠다”며 “정부 관계자 등은 전공의를 포함해 의사들의 명예를 훼손한 망언에 대해 진정으로 사과하고 법적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라”고도 했다.
이날 집회에서 의대생 학부모들은 대학명이 적힌 등록금 납부 고지서를 찢는 등록금 납부 거부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이후 덕수궁 대한문부터 정부 서울청사까지 거리행진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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