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던 학원도 다 그만뒀어요"…KB금융 지원 늘봄꿈터에 '엄지척'
"학원보다 늘봄꿈터 프로그램이 더 좋아서 다니던 학원도 다 그만뒀어요."
고양늘봄꿈터(고양 삼송 거점형 늘봄센터)에 초등학교 2, 3학년 남매를 보내는 학부모 이수연씨의 말이다. 지난달 29일 개소한 고양늘봄꿈터는 초등학교 1~4학년을 대상으로 돌봄과 방과 후 프로그램을 함께 제공하는 교육부의 '늘봄학교' 정책 중 하나로 설립된 공간이다. 경기도 내 1400여개의 초등학교가 늘봄학교로서 역할을 하지만 '학교 밖 늘봄센터'로는 최초다.
광복절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방문한 고양늘봄꿈터에서는 '드로잉' 수업이 진행 중이었다. 칠판에는 '8월15일 광복절'이라고 쓰여 있었고 아이들은 태극기를 그리고 있었다. 늘봄꿈터는 드로잉 외에도 보컬·뮤지컬, 드론 조종, 코딩, 마술, 레고 등 10개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한다.
기존 늘봄학교가 독서논술 등 학교 수업의 연장선인 프로그램을 주로 갖춘 것과 달리 늘봄꿈터가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선호도가 높은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건 KB금융그룹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KB금융은 늘봄꿈터 개소에 소요된 비용의 약 60%를 지원했다. KB금융은 2018년부터 교육부와 협약을 맺고 총 1250억원을 투입해 돌봄 문제 해결을 지원하고 있다.
돌봄은 초저출생 시대의 문제 중에서도 가장 큰 화두다. 통계청의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86%로 사교육비 규모는 12조4222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늘었다. 학생 수가 줄었음에도 사교육비는 늘어난 것이다. 초저출생 문제는 금융사를 포함한 기업들의 성장세와도 직결된다.
이수연 씨는 "보컬, 도예, 프라모델 등 사교육으로 감당하기 힘든 프로그램을 늘봄꿈터를 통해 제공받았다"며 "KB금융 같은 기업이 늘어나 더 많은 아이들이 혜택을 받는다면 맞벌이하는 부부들의 고민은 없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늘봄꿈터는 KB금융 도움 덕에 아이들의 안전과 건강에도 신경쓸 수 있었다. 늘봄꿈터를 다니는 72명의 학생이 속한 7개 초등학교 모두를 지나도록 통학 차량을 운영하고 있다. 또 방학 기간에는 전문 위탁업체를 통한 점심식사와 학기 중에는 간식을 무료로 제공한다.
기존 늘봄학교가 교실 몇 곳에서 운영되는 것과 달리 늘봄꿈터는 폐교된 중학교를 리모델링해 사용하고 있다. 교실 4곳과 방음처리가 된 피아노실 외에도 쉼터 공간 3곳을 별도로 갖췄다. 인조잔디 운동장과 함께 야외 놀이터도 신설해 운영중이다.
경기도교육청과 고양교육지원청은 늘봄꿈터를 계획할 당시부터 '아이들이 다니고 싶어하는 늘봄학교'를 기획했다. 김재란 고양교육지원청 장학사는 "교육청과 장학사가 프로그램 등 '소프트웨어'를 잘 준비해도 예산이 없으면 늘봄학교가 돌아가지 않는다"며 "기업 후원 덕에 아이들과 부모님 모두 만족하는 늘봄꿈터를 만들 수 있었다"고 했다.
아이들과 학부모의 높은 만족도는 돌봄교사까지 느끼고 있다. 돌봄교사 원정란씨는 "아이들이 부모님이 데리러 오면 '8시까지 더 있다 가면 안 돼요?'라고 묻는다"며 "아늑한 환경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받는 것에 만족도가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원 씨는 최근 '눈물이 핑 도는' 고백도 들었다.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이 "선생님은 제 마음을 움직여준 알람 시계 같아요. 선생님과 친구들이랑 같이 하니까 다 재밌어요"라고 말한 것. 원 씨는 늘봄꿈터가 글짓기를 잘하는 A군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제공한 덕분이라며 공을 돌렸다.
KB금융 ESG사업 관계자는 "현재 KB금융의 거점형 늘봄센터 5곳에서 917명의 아이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꿈을 키우고 있다"라며 "거점형 늘봄센터를 2027년까지 총 29곳으로 확대해 돌봄이 필요한 학생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가겠다"고 밝혔다.
고양=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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