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2분 걸리던 상담요약, AI 스치니 10초

유진아 2024. 8. 15.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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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서울중앙센터
'AICC'로 고객센터 업무 최적화
보이스봇 '지니' 상담 30% 해결
1초 이상 감축… 1년에 8억 절약
전영선 KTcs 무선일반1팀 팀장이 13일 중구 KT 서울중앙센터에서 AI 상담 어시스트와 AI 보이스봇 지니를 소개하는 모습. KT 제공
양승만 KT 고객센터혁신팀 부장이 13일 중구 KT 서울중앙센터에서 KT AI 상담 어시스트와 AI 보이스봇 지니를 소개하는 모습. KT제공

"보유한 상품이 굉장히 많다 보니 이전에는 다음 상담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상담사들이 전화 종료 뒤 내용을 수기로 기록해야 했습니다. 여기에 2분 이상이 걸렸는데, 지금은 버튼 하나만 누르면 인공지능(AI) '지니'가 알아서 정리해줘 해당 업무 시간이 10초 이내로 줄었습니다. 직원들이 상담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 겁니다."

13일 서울 중구 KT 서울중앙센터에서 만난 전영선 KTcs 무선일반1팀 팀장은 'AI 상담 어시스트'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찾은 KT 서울중앙센터는 고객의 문의에 응대하는 상담원들의 목소리로 가득했다. 정 팀장의 모니터 화면에는 실시간으로 팀원과 고객의 상담을 지니가 정리한 내용이 떠 있었다.

정 팀장은 "팀에 팀원이 10명 정도 있는데, 그 중에는 재택근무를 하는 팀원도 있다"며 "재택하는 직원들의 경우 고객들의 민원이 제 귀에 들리지 않아 위험을 바로 파악하기 어려운데, 지금은 실시간 대화를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어 신속한 업무 지원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KT AICC(인공지능 컨택센터)는 음성인식, 음성합성, 텍스트 분석, 대화 엔진 등의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센터 전체 업무를 최적화하는 솔루션이다. △보이스봇과 챗봇을 통한 상담 자동화 △AI 상담 어시스트를 활용한 실시간 전문 상담 코칭 △고객 본인인증 방식에 AI 목소리 인증 등의 기능으로 상담사에게 신속하고 유연한 고객 응대 환경을 지원한다. 현재 KT는 전국에 통합 10개소, 유선 2개소, 무선 2개소 등 총 14개 AI 고객센터를 운영 중이다. AI 고객센터에는 6000명의 전문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KT는 2018년부터 고객 문의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AICC 솔루션을 고객센터에 단계적으로 적용해 왔다. AI 상담 어시스트와 AI 보이스봇 지니가 대표적이다. 현재 전체 상담 건 중 지니와의 대화만으로 종료되는 비율은 약 30% 정도이며, 나머지 70%는 지니와 대화 후 사람 상담사와 연결된다. 2020년부터는 고객센터 운영으로 확보한 노하우와 AI 기술을 바탕으로 AICC 사업을 펼치고 있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와 아마존웹서비스(AWS)를 활용해 시스템을 고도화해 왔다. 이달 말부터 업그레이드 버전의 시범 운영을 시작한다.

특히 거대언어모델(LLM)을 탑재한 AI 상담 어시스트는 고객과의 대화 음성을 텍스트로 실시간 변환하고, 문의 내용에 적절한 답변을 추천하거나, 상담 후처리(요약 및 분류)를 자동화한다. 상담사는 지니가 고객 개인정보를 확인했는지, 어디까지 대화를 진행했는지 확인할 수 있어 지니가 물어본 질문을 다시 하지 않아도 되고, 지니가 파악한 고객 감정 상태를 바탕으로 상담할 수 있다.

양승만 KT고객센터혁신팀 부장은 "AI 어시스트를 통해 60~120초 걸리던 요약과 분류 업무를 10초 미만으로 줄였다"며 "지난해부터 자체 개발한 LLM을 적용해 상담 요약 등 기능을 고도화했는데, 올해는 자체 개발 기술과 외부 솔루션을 연동해 최종적으로 가장 유용한 것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본인 인증에서도 AI는 활약 중이다. 'AI 목소리 인증'은 고객센터 이용 시 목소리만으로 본인인증을 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상담사의 상담 시간이 약 19초 단축됐다.

AICC의 또 다른 기능인 AI보이스봇 '지니'는 24시간 상담을 제공한다. 약 187종 업무의 1만2000개 질의응답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빠른 상담을 제공한다. 지니가 처리하기 어려운 문제는 해당 분야의 전문 상담사가 담당한다. 양 부장은 "모든 콜에서 1초를 절감해 1년에 8억원의 비용을 절감했다"며 "상담사 만족도나 정확도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개선사항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KT는 AICC를 기업에도 제공한다. 기업용 AICC의 명칭은 'KT 에이센'이다. KT는 금융·보험·카드·커머스 업종에 KT 에이센이 도입되면 업무 생산성 15% 향상, 운영 비용 15% 절감 등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보일러 제조사 A사는 KT 에이센을 도입한 후 고객 콜에 대한 상담 처리율이 1.5배 상승(45→69%)하고 포기콜은 71.7%(1만4000→4000건) 감소하는 효과를 얻었다. 상담 대기시간이 단축돼 고객 포기콜 수가 크게 줄고, 간결하고 빠른 업무처리로 상담 처리율은 높아졌다.

유진아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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