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에 패한’ 허빙자오, 은퇴 선언···‘마린 위로’ 감동 남기고 코트와 작별

양승남 기자 2024. 8. 15. 16:1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5일(현지시간)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한국 안세영이 시상대에 올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은메달을 차지한 중국 허빙자오, 안세영, 인도네시아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 연합뉴스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한국 안세영(22·삼성생명)과 맞붙어 패한 중국 허빙자오(27)가 은퇴를 선언했다.

중국 소후닷컴은 15일 “허빙자오는 올림픽 이후 은퇴를 결정하고 더이상 국제무대에서 나서지 않을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허빙자오의 은퇴 이유를 더이상 기량 발전이 어려운 현실 인식에 따른 판단으로 꼽았다. 소후닷컴은 “허빙자오는 한국의 막강한 안세영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자신이 병목 현상에 빠져 더이상 진전이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은퇴를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운동선수들 사이에서 드문 일이 아니지만 27세의 나이에 큰 부상도 입지 않은 허빙자오가 은퇴를 선택한 것은 참으로 안타깝다”고 전했다.

허빙자오는 중국 여자 배드민턴 단식에서 천위페이와 함께 쌍두마차로 오랜 기간 활약했다. 청소년 시절에는 단식에서 세계를 제패한 적이 있지만, 성인 무대에 와서는 결승전을 넘지 못하고 은메달과 동메달만 여러 차례 획득했다.

허빙자오는 최고 무대인 올림픽에서 온힘을 쏟았다. 8강에서 라이벌 천위페이를 꺾고 결승까지 진출했지만 안세영을 넘지 못하자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깨끗하게 물러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한국 안세영에게 패해 은메달을 획득한 중국의 허빙자오가 시상식에서 오른손에 스페인 배드민턴협회에서 받은 스페인팀 배지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허빙자오가 파리올림픽 시상식에서 오른손에 스페인 배드민턴협회에서 받은 스페인팀 배지를 들고 있다. 허빙자오는 전날 준결승에서 스페인의 카롤리나 마린과 대결하다 마린의 부상으로 결승에 진출했었다. 연합뉴스



한편 허빙자오는 이번 올림픽 시상식에서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보여 큰 감동을 안겼다. 그는 스페인 국기 배지를 쥐고 시상대에 올랐다. 자신과 준결승에서 맞붙었으나 무릎 부상으로 기권한 카롤리나 마린(31·스페인)을 위한 것이었다. 당시 마린은 1게임을 따낸 뒤 2게임에서도 10-8로 앞서고 있었지만,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경기를 포기했다. 허빙자오는 코트에 엎드려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오열하는 마린에게 다가갔고, 마음을 추스른 마린의 등을 토닥이며 위로했다. 그리고 시상식에서 스페인 배지를 보이며 마린을 위한 자신만의 위로와 연대의 뜻을 표현했다. 허빙자오는 시상식 이후 인터뷰에서 “그가 (스페인 국기 배지를 들고 시상대에 선) 제 모습을 볼 수 있길 바랐다”며 “저는 그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