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쪼개진' 광복절에 나온 윤 대통령의 새 통일 구상

연합뉴스 2024. 8. 15. 15:5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부가 15일 주최한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이 결국 두 쪽으로 갈라졌다.

분열의 장이 돼버린 광복절 경축식이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새로운 통일 구상인 '8·15 통일 독트린'을 발표한 것에 주목한다.

그러나 당장 광복절 경축식부터 반쪽으로 치러지면서 윤 대통령이 제시한 통일 구상의 의미가 퇴색한 측면이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정부가 15일 주최한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이 결국 두 쪽으로 갈라졌다. 광복회 등 독립운동단체와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에 반대하며 경축식에 불참하고 각기 자체 행사를 열었다. 국가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도 참석하지 않았다. 온 국민이 하나 되어 독립 정신을 기려야 할 광복절 경축식이 두 동강 난 것은 해방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념 성향과 정치적 입장에 따라 거북등처럼 갈라진 우리 사회의 극단적 분열상을 보여주는 것 같아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분열의 장이 돼버린 광복절 경축식이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새로운 통일 구상인 '8·15 통일 독트린'을 발표한 것에 주목한다. 주로 과거사 문제와 한일관계, 대북 메시지에 초점을 맞췄던 역대 광복절 경축사와 달리 통일을 전면에 내세우고 나아가 새로운 비전과 추진전략, 실행계획까지 집대성했다. 새 독트린의 핵심어는 자유 통일이다. 대한민국 역사를 관통하는 근본 가치가 자유인데, 이를 북녘땅으로 확장해 통일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분단 체제가 지속되는 한, 우리 광복은 미완성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이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통일 불가 노선을 노골화하는 현시점이 오히려 자유 통일 담론을 선명히 부각할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 독트린은 시의적으로 1994년 정부의 공식 통일방안인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 발표 30주년을 맞아 나왔다. 그동안 급격하게 커진 남북 간 격차와 탈냉전에서 신냉전 구도로 변화된 국제질서 등을 반영해 대한민국 주도의 자유 통일이라는 미래 비전과 실행전략을 보다 분명히 하는 쪽으로 수정·보완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점진적·단계적 방법론을 제시한 기존 통일방안의 기본 뼈대는 건드리지 않은 채 3대 통일 비전과 3대 통일 전략, 7대 통일 추진 방안이라는 3-3-7 구조로 구성됐다. 핵심 내용을 보면 국내적으로는 자유에 대한 가치관과 역량을 확고히 하고, 북한 주민들의 자유 통일 열망을 촉진하기 위해 정보접근권을 확대하며, 국제적인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국제한반도포럼을 창설하겠다는 것이다. 그런 한편으로 윤 대통령은 남북 대화를 위한 실무 차원의 대화협의체 설치를 제안했다. 그러나 북한은 새 통일 구상 자체를 흡수통일을 노골화하겠다는 뜻으로 보고 반발할 가능성이 커 대화가 성사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보인다.

새 통일 구상이 힘을 얻으려면 대한민국 내부부터 국론을 모으고 국민통합을 이루는 것이 중요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당장 광복절 경축식부터 반쪽으로 치러지면서 윤 대통령이 제시한 통일 구상의 의미가 퇴색한 측면이 있다. 자유와 인권이 보장되는 미래 통일 대한민국의 비전을 이뤄내려면 국가적 토론과 공론화 작업을 통해 우리 국민과 정치권이 하나로 뜻을 모아야 한다.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그렇기에 더욱더 마음을 같이하는 게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광복절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일 것이다.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