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열단 외손자 우원식 의장이 정부 경축식 대신 향한 곳은?

엄지원 기자 2024. 8. 15.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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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국회의장이 제79주년 광복절인 15일 정부 경축식 참석을 거부한 채 홀로 독립운동가 묘역을 찾아 참배했다.

독립운동가 후손으로 한일 역사갈등 해결에 앞장서온 그인 만큼 윤석열 정부의 역사인식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입법부 수장으로서 갈등 자체를 정쟁화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경축식 참석을 거부한 야권 인사들이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독립운동가 묘역을 참배하고 광복회가 주관한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한 것과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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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주년 광복절을 맞아 우원식 국회의장이 15일 오후 서울 용산역광장에 설치된 강제동원 노동자상에 헌화한 뒤 동상을 닦아주고 있다. 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제79주년 광복절인 15일 정부 경축식 참석을 거부한 채 홀로 독립운동가 묘역을 찾아 참배했다. 독립운동가 후손으로 한일 역사갈등 해결에 앞장서온 그인 만큼 윤석열 정부의 역사인식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입법부 수장으로서 갈등 자체를 정쟁화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우 의장은 이날 아침 일부 참모들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독립유공자 묘역을 참배하고 오후엔 민주당 소속 이학영 국회 부의장과 서울 용산역 광장을 찾아 강제동원 노동자상에 헌화했다. 정부 경축식 참석을 거부한 야권 인사들이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독립운동가 묘역을 참배하고 광복회가 주관한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한 것과 대비된다.

우 의장은 전날 밤늦게 정부 경축식 불참을 결정했지만, 광복회 등의 기념식에도 참석하지 않음으로써 ‘두쪽 난 광복절’에 대한 국민 우려를 불식시키려 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그는 14일 정부 경축식 불참을 알리는 입장문에서 “입법부 수장으로 헌법정신 수호와 여야 간 중재, 독립운동가 후손으로서 역사적 책무 사이에서 깊이 고심했다. 유감스럽지만, 국민께서 염려하고 광복회가 불참하는 광복절 경축식은 인정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우 의장은 정부 경축식 불참을 결정하기까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회와 국민의 뜻을 대표하는 국회의장으로서 정부의 공식행사 참석을 거부한다는 게 관행과 원칙에 어긋날 뿐 아니라, 정기국회를 앞두고 여야를 중재하고 조율하는 데에도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그의 참모들은 윤 대통령의 퇴행적 역사 인식 등을 들어 불참을 강하게 권했다고 한다.

의열단원 김한 선생의 외손자인 우 의장은 윤석열 정부 들어 한일 역사문제 해결에 누구보다 앞장서온 정치인이다. 최근까지 홍범도 장군 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았던 그는 ‘육군사관학교 홍범도 흉상 철거’ 논란 때 반대 서명운동에 앞장섰고 국회의장이 된 뒤에도 거듭 정부에 철거 백지화를 촉구했다. 최근 일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논란과 관련해서도 정부에 외교 협상 전모를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등 적극적으로 발언해왔다.

우 의장은 이날 현충원 참배 뒤 이종찬 광복회장 등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국회 사랑재로 초청해 주호영·이학영 국회 부의장과 함께 오찬을 하기도 했다. 그는 오찬 뒤 입장문에서 “올해 79주년 광복절은 큰 갈등이 있어 매우 안타깝다”며 “하루속히 이 혼란함이 잘 정리되어 독립선열과 그 유가족들이 다시는 상처받는 일이 없도록 저 또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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