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악질”에 제명 맞불…“김건희 살인자” 후폭풍 어디까지

국민의힘, 전현희 제명 촉구 결의안 제출…민주당, 송석준 맞제명 추진
한동훈 “상식적이지 않아…당 차원에서 필요한 조치 할 것”

(시사저널=박나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이 14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탄핵소추사건 조사'와 관련한 청문회에서 권익위원회 고위 간부 사망과 관련한 의사진행발언을 하던 중 발언에 대해 항의하는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연합뉴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에서 "김건희가 살인자"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논란이 커지는 모양새다. 여당은 전 의원의 제명 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민주당은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전 의원에게 '망언'을 했다며 송 의원의 제명을 추진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대통령실은 전현희 의원의 발언이 국민 모독이라면서 공직사회를 압박해 고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건 민주당이라고 직격했다.

14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검사 탄핵' 청문회에서 전 의원이 '김건희 살인자' 발언을 하면서 여야가 정면 충돌했다. 회의 도중 국민권익위원회 간부 사망 사건이 거론되면서 여야 의원들의 신경전이 고조되던 차에 권익위 간부 사망이 권익위의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 종결 처리와 관련됐다는 전 의원 주장에 여당이 반발하면서 청문회장은 순간 아수라장이 됐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전 의원을 향해 "(당신 때문에) 그분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나. 본인은 그분의 죽음에 죄가 없느냐.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고 하자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김건희 때문에 사람이 죽지 않았느냐. 300만원(짜리 명품백) 때문에 사람이 죽었다"고 응수했다. 이에 전 의원이 "김건희, 윤석열이 죽인 것이다. 살인자다"라고 소리치면서 여당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하며 대치는 극에 달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법사위 청문회에서 전 의원의 제명 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국회의원 면책특권은 누군가를 살인자라고 공개 지목해도 되는 갑질 권한이 아니다"라며 "하물며 국회의원이 대통령 부부에게 살인자라고 외치는 것은 삼권분립 헌법 체계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전 의원은 면책특권 뒤에 숨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범죄적 막말을 한 것"이라며 "전 의원에게 응분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탄핵소추사건 조사'와 관련한 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정청래 위원장으로부터 '발언권 정지'를 받자 항의하고 있다.@연합뉴스

대통령실 또한 이날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해 "죽음마저 정치공세에 활용하는 저열한 행태"라고 비난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면책특권 뒤에 숨어 국가원수인 대통령의 영부인에게 이성을 상실한 패륜적 망언을 퍼부었다"며 "민주당의 사과와 책임있는 조치를 요구한다"고 했다.

다음날인 15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정부가 주최한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 의원의 '살인자' 표현에 대해 "상식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아무리 정치인이라고 하더라도 그런 발언을 하는 것에 공감할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거기에 대해 당 차원에서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경원 의원은 SNS에서 "이제 좀 정치가 품격있게 바뀌자"며 "어제 법사위에서 보여준 전현희의 패악질 같은 것 역시 추방시켜야 한다. 그래야 바뀐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송 의원이 '망언'을 했다며 그의 제명을 추진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도대체 권익위 국장의 죽음에 전 의원이 무슨 관련이 있다는 말이냐"며 "김 여사 이름만 나오면 염치를 망각하는 국민의힘의 행태가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권익위원장을 지냈다. 노 원내대변인은 "진짜 죄가 있는 사람은 고인에게 외압을 행사한 권익위 수뇌부와 그 수뇌부에게 외압을 지시한 사람"이라며 "본질을 호도한다고 진실이 흐려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