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진 광복절 기념행사…광복회·야권 “피로 쓴 역사 못 덮어”

이종찬 광복회장이 1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광복회 주최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광복절 기념행사가 결국 두 갈래로 쪼개졌습니다.

정부는 광복절인 오늘(1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식 경축식을 진행했습니다.

경축식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주요 인사와 파리올림픽 메달리스트, 일부 독립유공자 유족과 주한 외교단 및 사회 각계 대표 등 20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국권을 침탈당한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 국민은 참으로 위대한 역사를 써 내려왔다"며 "우리의 광복은 자유를 향한 투쟁의 결실이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또 "분단 체제가 지속되는 한 우리의 광복은 미완성일 수밖에 없다"며 새로운 '통일 독트린'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광복회 등 56개 독립운동단체연합은 정부 주최 행사에 불참하고, 오늘 오전 용산구 소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별도의 기념식을 열었습니다.

독립운동단체들이 정부 차원의 광복절 행사에 불참한 것은 처음있는 일입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기념사에서 "피로 쓰인 역사를 혀로 논하는 역사로 덮을 수는 없다"며 "최근 진실에 대한 왜곡과 친일사관에 물든 저열한 역사 인식이 우리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는데 독립 정신을 선양하고자 하는 광복회는 결코 이 역사적 퇴행과 훼손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하자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일제 강점기를 합법화하게 되고 독립운동의 역사를 송두리째 부정하게 되는 것"이라며 "이승만 초대 대통령에게 '건국의 아버지'라는 면류관을 씌우기 위한 주장"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역시 일제히 정부 주최 경축식에 불참하고 광복회 측의 기념식에 참석했습니다.

광복절 기념행사 논란은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의 임명 직후 불거졌습니다.

광복회는 김 관장이 항일 독립운동 역사를 부정하는 '뉴라이트' 인사라고 비난하며 김 관장의 사퇴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현수 기자 soon@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