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희 ‘김건희 살인자’, 정봉주 ‘명팔이’…초박빙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 마지막 변수
강성 친명 당원 호응…우려의 목소리도 나와
2위 정봉주 ‘이재명팔이’ 발언 후폭풍도 여전
“권리당원 ARS 투표 방법 문의 민원 전화 늘어”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8·18 전당대회가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재명 대표 후보가 사실상 연임을 확정한 가운데 총 5명을 뽑는 최고위원 경선은 마지막까지 결과를 알 수 없는 초박빙 양상이다. 특히 전현희 후보의 “김건희가 살인자” 발언과 정봉주 후보의 ‘명팔이’ 논란이 변수로 떠오르면서 경선판이 요동치고 있다.
민주당은 15일 전 후보가 최근 발생한 국민권익위원회 간부 사망 사건과 관련해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김영철 검사 탄핵소추 사건 조사 청문회 도중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과 설전을 벌이며 “김건희가 살인자”라고 발언한 데 대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광복회 주관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에 “오늘 대답하는 게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친이재명(친명) 지지자들이 활동하는 각종 커뮤니티에선 전 후보 발언을 옹호하는 글이 다수 게재됐다. 이에 지금까지 진행된 권리당원 지역순회 온라인 투표에서 누적 득표율 11.54%로 당선권 밖인 6위에 머물러 있는 전 후보가 막판 뒤집기 성공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5위 이언주 후보(11.56%)와의 격차는 0.02%포인트에 불과하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현재 서울 지역 권리당원 순회경선(17일)과 ARS 투표, 국민 여론조사, 대의원 투표 등을 남겨 놓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전 후보 지역구가 서울(중·성동갑)이라는 점과 함께 김건희 여사 관련 발언이 권리당원 표심을 자극했다는 점이 전 후보에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SBS라디오에 출연해 “원론적인 말씀이지만, 국회에서 무엇을 지적할 때 너무 극단적인 표현을 쓰면 불편해할 국민이 있을 것”이라며 “상호 자제하면 좋겠다는 정도의 의견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전 후보가 최고위원 선거용으로 격한 표현을 사용해 여당에 공격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누적 득표율 2위(15.63%) 정봉주 후보의 ‘명팔이’ 발언 후폭풍도 계속되고 있다. 정 후보는 최근 사석에서 이재명 대표 후보를 험담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팔이’ 무리들을 뿌리 뽑겠다”고 말해 친명 지지자들의 반발을 샀다. 전날엔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서 정 후보의 최고위원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정 후보 발언 이후 앞선 순회경선 온라인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권리당원들의 ARS 투표 방법 문의 민원 전화가 급격히 늘었다”며 “대부분 정 후보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하는 당원들”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재명 대표 후보 ‘일극 체제’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 대의원(14%)과 일반 여론조사(30%)에서 정 후보가 선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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