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짜리 새 파트너 솔랑케와 시작하는 손흥민…활동반경 확 넓어진다
1000억원대 대형 영입으로 주목받은 도미닉 솔랑케의 합류로 토트넘(잉글랜드)에서 손흥민의 활동 반경이 훨씬 더 넓어지게 됐다. 솔랑케는 등지고 버티는 플레이에 능하고 공간 침투 능력도 좋아 손흥민에게 슈팅할 수 있는 공간을 많이 만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의 활약 여부에 토트넘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진출도 달려 있다.
솔랑케는 전형적인 ‘9번’ 스트라이커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리시즌 데얀 클루세브스키처럼 전방 중앙에서 상대 수비를 달고 다니면서 왼쪽 윙어로 자리를 옮긴 손흥민이 안쪽으로 치고 들어와 슈팅할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발 빠른 브레넌 존슨 등 오른쪽 윙어가 오른쪽 측면 뒷공간을 공략할 때 수비진이 쏠리면서 위력은 배가 될 수 있다.
솔랑케 영입은 손흥민의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현란한 드리블보다는 동료를 활용한 2대1 패스 게임으로 슈팅할 공간을 만들어내는 유형의 공격수다. 박스 안에서 버티면서 패스를 받아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손흥민이 왼쪽 사이드라인을 따라 달리면서 벌어진 틈으로 돌파한 뒤 박스 안 동료에게 패스하고 다시 패스를 받아 슈팅할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지난 시즌에는 스트라이커 자원 히샤를리송의 잦은 부상과 경기력 저하로 손흥민이 최전방을 지키는 시간이 길었다.
확실한 9번 공격수의 존재는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빠른 역습에도 도움이 된다. 솔랑케가 중앙에서 볼을 지키는 동안 손흥민은 자신의 스피드를 활용해 전방으로 전진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상대 수비진이 정비되기 전에 공격 기회를 만들어내면 득점 가능성은 그만큼 커진다.
솔랑케의 이전 소속팀 본머스는 솔랑케가 전방에서 버티며 공중볼을 따내 떨궈주면 발 빠른 2선 자원들이 전진 드리블해 득점까지 올리는 패턴을 자주 보였다. 여기에 솔랑케는 기존 스트라이커 자원 히샤를리송보다 결정력이 좋고, 속도는 그만큼 빠르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 4위 기록에서 보듯 박스 안에서 존재감은 리그 최정상급이다.
수비진을 높이 올리고 강한 압박을 주문하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축구에도 잘 어울릴 것으로 기대된다. 그가 최전방에서 압박을 가하면 상대 수비진의 대형이 흐트러질 수 있고, 이때 볼을 탈취하면 손흥민이 빈 틈으로 치고 들어가 득점을 노릴 수도 있다.
손흥민이 윙어로 자리를 옮기면서 풀백들과의 패턴 플레이의 파괴력이 높아지는 것도 솔랑케 영입 효과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양 풀백에게 중앙 지향적인 움직임을 주문하면서 상대 수비를 가운데로 가둬둔다. 반대로 윙어들은 거의 사이드라인을 따라 밟으면서 침투할 공간을 만든다. 이렇게 벌어진 틈으로 풀백들이 박스 안으로 치고 들어갈 수 있다. 데스티니 우도기 등 경합 능력 좋은 풀백들이 침투하면 스트라이커와 그런 것처럼 2대1 패스로 슈팅 공간을 확보하게 된다.
다만 솔랑케가 달라진 팀 환경에서 지난 시즌만큼의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PL 상위권인 토트넘을 상대하는 팀들은 본머스를 상대할 때와 달리 수비 진용을 뒤로 내리고 버틸 가능성이 크다. 솔랑케가 상대 수비가 밀집된 좁은 공간에서도 잘 풀어 나올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한편 데이터 분석 업체 옵타의 슈퍼컴퓨터 예측에 따르면 토트넘의 이번 시즌 예상 순위는 7위다.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인 4위 가능성은 11.8%, 유로파리그 진출권인 5·6위 가능성은 각각 14.4%와 13.8%로 전망됐다.
특히 수비력 향상이 과제로 꼽힌다. 지난 시즌 38경기에서 61실점을 기록, 리그 13위 풀럼과 같은 수준의 수비력을 보였다. 워낙 높은 수비 라인에 확실한 수비형 미드필더 부재로 뒷공간을 많이 내준 것이 뼈아팠다. 솔랑케 영입, 손흥민의 역할 변동이 효과를 보려면 수비 전술부터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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