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의 공공의 적 된 ‘사랑의 하츄핑’ 감독 “‘파산핑’→‘등골핑’, 부모님들에게 죄송 ” [SS인터뷰]

함상범 2024. 8. 1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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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훈 감독. 사진 | 쇼박스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최근 SNS 상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영상 중 하나는 애니메이션 ‘사랑의 하츄핑’을 관람한 어린이들의 리액션이다. 굵은 눈물방울을 뚝뚝 떨굴 뿐 아니라 나라 잃은 백성처럼 서럽게 오열한다. 어린이들이 극도의 감정을 느끼면서 슬퍼하는 모습이 귀여움을 안김과 동시에 호기심을 자극한다.

애니메이션 ‘사랑의 하츄핑’이 박스오피스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조정석 주연 ‘파일럿’이 꾸준한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일주일 만에 누적관객수 44만 명 이상을 동원했고, 주말 하루 관객은 10만명을 넘기기도 했다.

‘사랑의 하츄핑’은 TV 애니메이션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이모션 왕국의 로미 공주가 실수로 수많은 티니핑을 지구에 흩어지게 하자 하츄핑과 로미가 지구에 흩어진 티니핑들을 잡는 여정이 TV 판의 핵심이다. 영화판은 로미와 하츄핑이 어떻게 만나는지의 과정을 담았다.

김수훈 감독. 사진 | 쇼박스


연출을 맡은 김수훈 감독은 14일 서울 강남구 쇼박스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를 만들면 꼭 하츄핑으로 해야겠고 생각했다. 하츄핑과 로미가 어떻게 만났을지 궁금했을 거라 생각했고, 이야기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 여겼다. 고민 없이 하츄핑과 로미의 만남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김감독의 예상은 적중했다. 하지만 하츄핑의 높은 인기 때문에 부모들의 허리가 끊어진다는 곡소리도 들리고, 너무 많은 티니핑 때문에 ‘등골핑’, ‘파산핑’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심지어 ‘사랑의 하츄핑’ 관련 코스튬 행사에서는 암표 거래까지 발생했다. 영화계에서 암표 거래가 확인 된 건 매우 드문 사례다.

“초기에는 ‘파산핑’이나 ‘등골핑’ 같은 신박한 표현을 웃으면서 봤는데, 조금 더 시간이 지나니 요즘에는 부모님들이 ‘힘드시겠구나’ 싶어 죄송하기도 해요. 티니핑의 세계관을 이해하는 건 어렵지만 한 번만 이해하면 빠져나 갈 수 없는 방식이에요. 이름 뒤에 ‘핑’만 붙이면 응용할 수 있거든요. 공식만 알면 아이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무대인사 암표 거래 및 굿즈까지 영화와 더불어 인기 요인인 것 같아요.”

그만큼 아이들이 좋아하는 이미지의 캐릭터가 무수히 많다는 의미다. 한편으론 엄마와 딸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매개체가 된다는 점에서 뜨거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TV판과 달리 영화는 가족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애도 만족하고 어른도 만족해야 했어요. 그게 얼마나 어려운지도 알고 있어요. 인어공주도 어린이 동화책과 달리 영화에는 깊은 감정이 들어가잖아요. 하츄핑을 처음 만나는 장면이 핵심이고, 이 부분에 공감이 꼭 필요하다고 여겼어요. 그래서 노래도 어른들도 좋아할 곡으로 선정했어요. 5~60대가 보더라도 이해할 수 있고 지겹지 않기 때문에 반응이 좋다고 생각해요.”

핑크색 하츄핑의 큰 눈에서 나오는 맑은 목소리는 아이에겐 친구처럼 다가가고 어른들에겐 동심을 소환한다. ‘사랑의 하츄핑’의 강점 중 하나가 캐릭터 디자인의 완성도가 높다.

“애니메이션은 실사에 비해 감정 표현이 어렵기 때문에 눈도 크게 그려야 해요. 일본 애니메이션도 그런 편이죠. 디즈니는 지나치게 감정이 격해서, 저희는 조금 절제된 톤앤 매너를 잡았어요. 성우진도 프로페셔널하고 오랫동안 합을 맞춘 분들이에요. 해석을 잘해주셔서 어렵지 않게 녹음했어요.”

‘사랑의 하츄핑’ 스틸컷. 사진 | 쇼박스


OST는 에스파의 윈터가 불렀다. 윈터가 첫음을 떼는 순간 ‘사랑의 하츄핑’에 마음이 열린다. 신의 한 수였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로미와 하츄핑이 처음 보는 순간의 노래가 제일 중요하죠. 그 노래는 만들 때부터 엄청나게 공을 들였어요. 노래가 나왔을 땐 이 영화가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했어요. 윈터가 부른 걸 듣곤 정말 좋아서 깜짝 놀랐어요. 쇼박스 관계자들이 윈터를 섭외했어요. 엄청나게 만족하고 있죠.”

김 감독은 한국 애니메이션이 ‘사랑의 하츄핑’을 기반으로 세계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고정관념을 깨고 어떤 작품이든 열린 마음으로 제작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점이 그 이유였다.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를 호령하고 있어요. 장르도 다양하죠. 한국은 틀을 깨는 국가예요. 애니메이션만 하더라도 돈을 못 벌어서 그렇지 장르가 정말 다양해요. 과감하게 받아들이는 힘이 있어요. 아마 빠른 속도로 발전할 거예요. ‘티니핑’이 중국에서 인기가 많고, 일본도 반응이 좋아요. 아시아 시장은 분명 더 커질 거예요.”

‘사랑의 하츄핑’ 스틸컷. 사진 | 쇼박스


‘사랑의 하츄핑’의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TV 애니메이션 ‘티니핑’ 시즌5가 10월에 방송될 예정이다.

“아마 더 재밌을 거예요. ‘사랑의 하츄핑’을 TV판으로 만들었다면 욕을 더 많이 먹었을 거예요. 무섭기도 하고, 감정도 짙으니까요. 영화관에선 부모가 아이의 손을 잡고, 안아줄 수 있잖아요. 끝까지 보신 분들이 울면서도 재밌다고 해요. 저는 만족하고 있습니다. 더 기대해 주세요.”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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