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0시 공영방송에 울려 퍼진 기미가요…‘이승만 다큐’ 특별 편성까지

구민주 기자 2024. 8. 15.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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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제79주년 광복절을 맞은 15일 '첫 방송'으로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와 기모노를 입은 여성들이 나오는 방송을 편성해 뭇매를 맞고 있다.

KBS는 '불찰'이라며 사과 입장을 밝혔지만 '거꾸로 뒤집힌 태극기' 송출에 이승만 전 대통령 다큐멘터리 영화 특별 편성 논란까지 겹쳐 시청자들의 분노는 이어지고 있다.

KBS1은 이날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 생중계 직전 날씨 예보를 하면서 건·곤·감·리 위치가 잘못된 태극기를 든 캐릭터를 내보내 또 지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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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오페라 ‘나비부인’ 송출…기모노에 ‘군국주의’ 기미가요까지
“광복절 조롱” 항의 쏟아지자 “불찰” 사과, 2부 방송 취소
뒤집힌 태극기에 이승만 영화도 하루 당겨 방영…논란 계속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8월15일 0시 KBS1에서 방영된 오페라 '나비부인'의 한 장면 ⓒkbs 캡처

KBS가 제79주년 광복절을 맞은 15일 '첫 방송'으로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와 기모노를 입은 여성들이 나오는 방송을 편성해 뭇매를 맞고 있다. KBS는 '불찰'이라며 사과 입장을 밝혔지만 '거꾸로 뒤집힌 태극기' 송출에 이승만 전 대통령 다큐멘터리 영화 특별 편성 논란까지 겹쳐 시청자들의 분노는 이어지고 있다.

KBS1TV는 이날 오전 0시 《KBS 중계석》을 통해 대한민국 오페라 《나비부인》을 방송했다. 1904년 초연된 《나비부인》은 미국이 일본을 강제로 개항시킨 시기를 배경으로, 미군 장교와 결혼한 일본인 여자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등장인물 다수가 기모노를 입으며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기미가요가 흘러나오기도 한다. 특히 기미가요엔 일왕의 치세가 영원히 이어지기를 기원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일본 내에서도 제창을 거부하는 이들이 있을 정도다.

방송이 시작되자 KBS 시청자 게시판에는 곧장 "다른 날도 아니고 광복절에 굳이 왜, 제정신인가" "광복절 조롱이냐" "수신료 절대 못 내겠다" "이건 고의적이다" 등의 항의 글이 쏟아졌다.

야당에서도 강한 비판이 이어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SNS에 "제 정신을 잃었거나 의도를 가진 도발"이라며 "지하의 독립투사들이 통탄할 일이다. 대체 왜 이러는 걸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복절 0시에 맞춰 공영방송에서 기모노를 보고 기미가요를 듣게 하다니"(노종면 민주당 의원) "공영방송의 역할을 완전히 저버린,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행위"(전용기 민주당 의원) 등 비난도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KBS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시청자분들께 우려와 실망을 끼친 점에 대해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당초 6월29일에 공연이 녹화되었고, 7월 말에 방송할 예정이었으나 올림픽 중계로 뒤로 밀리면서 광복절 새벽에 방송되게 됐다"고 해명하며 "방송 내용에 문제는 없는지, 시의성은 적절한지 정확히 확인‧검토하지 못한 제작진의 불찰로 뜻깊은 광복절에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아울러 15일 당일 또 한 번 방송 예정이었던 《나비부인》 2부를 다른 공연 방송으로 대체할 계획도 밝혔다.

8월15일 KBS 뉴스 일기예보 중 거꾸로 된 태극기 그래픽이 송출돼 논란이 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그러나 KBS를 둘러싼 비판 분위기는 쉽사리 잦아들지 않는 분위기다. KBS1은 이날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 생중계 직전 날씨 예보를 하면서 건·곤·감·리 위치가 잘못된 태극기를 든 캐릭터를 내보내 또 지적을 받았다.

그 뿐 아니라 이날 밤 11시10분엔 1TV 《독립영화관》 광복절 특집으로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기적의 시작》을 편성해 둔 상태다. 《독립영화관》은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30분 방영되는 프로그램인데, 광복절을 맞아 다양성 측면에서 하루 당겨 특별 편성을 했다는 게 KBS 측 설명이다.

지난 2월 개봉한 《기적의 시작》은 이 전 대통령의 어린 시절부터 일대기를 다루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독립운동과 건국 등 이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 건국과 발전에 기여한 부분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언론노조 KBS 본부 등은 이 전 대통령 미화‧칭송 의도가 분명한 편성이란 점을 강하게 지적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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