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외국에 10~20% 관세 부과”…미 대선 ‘경제’ 대결 막 올라
오는 11월 미국 대선 최대 쟁점인 경제 문제를 놓고 양당 대선 후보 간 대결이 고조되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6일(현지시간) 경합주 노스캐롤라이나에서 경제 비전 발표를 예고한 가운데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4일 같은 곳에서 유세를 열고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를 맹공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외국산 제품에 대해 “10~2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기존 ‘10% 보편관세’ 공약에서 한 발 더 나간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 시 글로벌 무역 전쟁이 재점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유세를 열고 “해리스와 바이든은 한 팀”이라며 인플레이션 악화 등을 초래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취임 첫날 모든 장관과 기관장에게 모든 권한을 동원해 물가를 낮추라고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며 특히 석유·가스 개발을 통해 전기요금 등 에너지 비용을 절반 이상 낮추겠다고 했다. 또 자신이 패배하면 “1929년 스타일의 대공황이 올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특히 “수년 동안 우리를 속였던 외국에 10~2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우리나라에 와서 이익을 취하려면 그들은 10~20% (관세)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에 모든 수입품에 10% 보편관세를 부과하겠다던 공약보다 더욱더 높은 관세율을 적용하겠다는 의미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캠프가 모든 국가에 20%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한 것은 아니라며 의미를 축소했지만, 공화당 후원자들조차 글로벌 무역 질서를 교란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트럼프의 무역 공약’이 더 강화됐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최근 공화당 내부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쟁자 공격이 아닌 정책 공세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날 유세에서도 평소와 비슷한 과격 발언이 쏟아졌다. 경제가 초점인 유세였지만 그는 “그들(참모들)이 경제가 가장 중요한 이슈라고 하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해리스 선거캠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날 연설에 대해 “확실한 것은 그는 중산층을 키우는 데 관심이 없다는 것”이라며 “미국에서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앗아갔고, 우리를 경기 침체 직전으로 몰았으며, 억만장자와 대기업에 막대한 지원을 제공했다”고 비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16일 노스캐롤라이나 롤리에서 경제 구상을 제시할 예정이다. 대체로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계승하되 생활비를 억제하는 쪽에 중점을 둘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해리스 부통령이 참모들의 조언에 따라 구체적 경제 정책 내용을 담기보다 ‘전략적 모호성’을 택할 것이라고 전했다. CNN은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이 자녀당 세액공제 금액을 5000달러(약 680만원)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한 가운데 해리스 측은 자녀 세액공제 규모를 더욱 늘리는 방안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미국 경제 상황은 올 대선에서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날 발표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9%로 2021년 이후 처음으로 2%대를 기록했지만, 실업률과 신용카드 연체율이 오르는 등 경제 전반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폴리티코는 “인플레이션은 완화하고 있지만 해리스는 보다 큰 경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의 유권자들에 대한 경제 정책 관련 메시지에 조정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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